사람마다 사회 현상을 다르게 바라보듯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보수적 관점은 전통이 축적된 사회 규범이나 문화는 바람직하기에 다음 세대에 전달해서 현재 사회의 발전에 활용되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다운 삶의 양식으로의 입문에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진보적 관점은 사회 변화에 따라서 삶의 조건이 달라
돌담으로 쌓아 올린 넓은 뜰 안에 가을이 깊다. 여름내 피어 있던 분꽃과 백일홍이 여전히 옹기종기 모여앉아 가을볕을 쬐고 있고 색색의 국화가 무더기로 피어 그 향이 온 마당에 흐벅지다. 한그루 우뚝 서서 담장을 넘어 선 감나무엔 지난 뜨거운 계절이 보듬어준 덕에 주렁주렁 주홍빛 감이 매달려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가깝게 알고 지내
카피캣은 새끼고양이가 어미의 사냥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고 그대로 따라 한다는 뜻이다. 19세기 말 영국의 화이트 채플 지역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 때 이를 모방한 모방 범죄를 지칭할 때 쓰였다. 이 단어가 다시 유명해진 건 21세기 초에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제품을 모방했다고 삼성을 비난할 때 다시 등장했을 때부터다. 이후에 카피캣은 특정 제품의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s). 즉 지식 재산권의 침해를 표현할 때 주로 쓰인다.음악사에서 기록이 제대로 남은 최초의 카피캣 사건은 모차르트의 일화이다. 교황
지난 9월 9일 낮 인천시 중구 을왕동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던 여성 A 씨(33)가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A 씨의 벤츠 승용차는 사고 당시 중앙선을 침범, 반대편에서 마주 오던 B씨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
추석이었다. 휴일이 길어서 그 어느 때 보다 여유롭다. 떨어져 생활하던 형제들도 만날 수 있으니 행복하다. 물론 이번 추석은 예년과는 달랐다. 사업을 하건 직장을 다니건 간에 그들은 힘들어했고, 조카들도 오지 못했다. 가족들 모두가 함께 가던 성묘도 일부만 다녀왔을 뿐이다. 이번 추석에는 큰 고민이 있었다. 올여름 계속되었던 장마로 인해서 선산의 끝자
시간은 어느새 여름을 지나 선선한 가을로 들어서는 중이다. 한낮에는 더운 기운이 살짝 남아있긴 하지만 여름에서 비껴있는 가을볕과 맑은 바람은 그야말로 더도 말도 덜도 아닌 딱 좋은 기온을 불러들인다. 달빛이 하얀 밤이면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가을의 운치를 더하고 걸음을 걷듯 하루 한 뼘씩 달라지는 온도의 변화에 출근길에는 의례 겉옷을 챙기게 된다. 온기가 그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공연 연주자들과 기획자들의 삶이 녹록지 않다. 2월부터 연주자들은 수없이 걸려오는 공연 취소 전화를 그저 감내하며 받아들였다. 대부분의 공연은 취소되었고 제작 여력이 있는 공연들은 코로나19의 추이를 살피며 5~6월로 공연을 연기했다가 또다시 8~9월로 공연을 미뤘다. 그리고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대부분의 공연은 다
일상생활(日常生活)은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고 살기 위해서 행하는 필수적인 활동이다.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고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부지기수지만 그중에 기본적인 것 세 가지를 꼽으라면 당연 의식주(衣食住)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의 이면에는 가치나 가격이 존재한다. 이 세 가지 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집착하고 욕심내는 것이 바로 집이다. 일명 부동산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늘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선택지가 하나라면 고민은 덜하지만, 없거나 여럿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그때 우리는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듣는다. 나의 부족함을 채워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는 기대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필자가 현재 정책자문단으로 위촉되어 있는데, 임기가 끝나 재위촉 하겠다는 내
늘상 들고 나는 계절처럼 올해도 무난하게 그리 지나갈 줄 알았다. 청포도가 익어가기에 적당히 더운 여름날이었고, 들녘에는 봄날에 뿌려놓은 씨앗들이 농부들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하나, 둘 여물어가고 있었다. 학교들도 어느덧 방학에 돌입했고 직장인의 꿈이라는 여름휴가도 다가오고 있었다. 단지 세월을 산 경험으로 날씨를 짐작하는 동네 어르신들께서는 예년보다 비
부여 구드래 나루에서 유람선을 탄 적이 있었다. 낙화암을 지나며 백제 멸망에 궁녀 삼천 명이 몸을 던졌다는 해설이 흘러 나왔다. 저명 역사학자의 말씀이 떠올랐다. 낙화암 이야기는 당대에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통일신라와 고려를 건너서 조선 초기 기록에서야 느닷없이 등장했다며 실화가 아닌 설화(說話)에 가깝다고. “낙화암에 가보시라, 삼천 명은 커녕 서른
안희정은 전 충청남도지사를 역임했다. 깨끗한 이미지와 성실한 도정수행으로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 흔들어 놓을 일이 발생했다. 안 전 지사의 수행 비서로 근무한 김지은이 8개월 동안 4차례 강제적인 성관계와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해당 비서는 안 전 지사를 고소했다. 검찰은 업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요즈음 나는 채식주의자를 꿈꾼다. 즐기는 삼겹살에는 늘 술이 따르고, 그 대가로 내 몸은 예전의 내 몸이 아니다. 건강 경계선을 벗어났고 먹어야 하는 약도 생겼다. 먹기 위해 운동한다는 개그우먼의 멋진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운동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생각뿐이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서 적당하게 고기를 먹는 것이 좋다고들 하지만,
베란다 창 너머 온통 초록 풍경이다. 어느 농부의 밭고랑엔 봄기운이 완연할 때 뿌렸던 씨앗들이 연둣빛 싹을 틔우는가 싶더니 어느새 쑥쑥 자라 열매를 맺고 있다. 길가의 나무들도 한껏 물을 머금어 생기를 돋우고 들녘마다 먼 산의 온갖 자연들이 척박한 땅속에서도 분주히 움직이며 제자리를 찾은 듯 안정감 있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내 고향 시골에도 칠
최근 서울에서 있던 친지의 결혼식에 갔었다. 코로나 시국이 엄중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성혼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라 대중교통이 아닌 자차로 이동하고 식사도 거르고 내려오며 새삼 격세지감을 느꼈다. 이날 한동안 잊고 있던 경험을 했는데, 혼주인 고모부께서 오랜만에 처조카를 보시자마자 반갑게 악수를 하시며 손을 꼭 쥐고 먼 길 와준 감사를 하셨다
전·월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월초 0.04% 상승해 49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품귀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서울 신축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분양대금의 90% 가까이 근접하면서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수요자 보다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갭투자자’(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한 후 아파트의 가격이 단기간 올라갈 경우 생긴 차익에 대해 이익을 실현하는 투자)들이 청약을 통해 경쟁률을 높이고 있다. 전셋값이 상승함에 따라 매매가도 덩달아 오를 것이라는
베트남 출신의 승려이자 평화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은, 깨어있는 마음으로 먹는다면 누구나 사물을 통찰할 수 있는 힘과 자제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깊이 들여다 본 다음에 먹고 마시라’는 의미로, 바로 ‘먹기 명상’을 말한다. 그는 붓다의 말을 빌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음식, 감각, 의지, 의식 등 4가지에 대하여 말한바 있다. 그 중 음식
주말 오후 집에서 가까운 산행에 나섰다. 높이 393m의 비교적 완만한 등산 코스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겐 익숙한 산길이다. 적당히 가벼운 티셔츠에 발 편한 운동화를 신고 한 시간 반 정도 가볍게 걸을 수 있는 둘레길도 있어 주말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산을 찾는다. 음성에서 충주로 가는 36번 국도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서기(西紀)라고 부르는 기년법은 서양에서 비롯된 것으로, 기원전은 영어표기로 예수 그리스도 이전 B.C (Before Christ) 로 부른다. 기독교 문화권인 서양은 그의 탄생을 기점으로 기원전과 기원후로 역사를 나눈다. 오페라무대 역사에서도 이 B. C 란 뜻은 조금 독특하게 쓰이곤 했다. 바로 역사상 가장 유명했던 두 오페라 가수가 미친 영향이
전 세계 영화계를 석권한 한국영화 ‘기생충’의 성공은 많은 한국인에게 기쁨과 자부심을 안겨주었다. 한편으로는 영화를 통해 우리의 주거문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됐다. 부잣집 저택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반지하’에서의 삶이 대조적으로 스크린을 지배하면서 반 지하에 살고 있는 도시 빈민층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보통 봄과 가을을 이사철이라고 한다. 자녀들의 새 학기 일정에 맞춰 1~2월 이사가 집중돼 있고, 봄에 결혼을 많이 한다고 해서 이사 성수기로 알고 있다. 이사가 몰려있는 성수기나 손 없는 날일 경우 이사비용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던진 말은 흥미롭다. ‘아파도 나온다’에서 ‘아프면 쉰다’로 직장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 영향 때문인지 부러워했던 재택근무는 너무도 쉽게 많은 직장으로 확산되었다. 언제나 사무실에서만 일할 것 같았던 공무원들까지도 재택근무를 경험하고
주말 아침 베란다에 앉아 신문지를 깔고 화분 몇 개에 씨앗을 심었다. 모름지기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식목일이건만 코로나19로 외출이 망설여지는 시기인지라 올해는 약식으로 집에서 간소하게 상추를 심어보기로 했다. 화분 가득 흙을 돋우고 씨를 심고 물을 주며 햇볕이 가장 잘 드는 양지에 자리도 잡아주었다. 아마도 며칠 후면 갈색 토양을 힘차게 뚫고 연둣빛 새싹
영어권의 관용어구중에 ‘블랙스완(Black swan)’이란 말이 있다.원래 백조는 하얀 것이니 검은 백조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기존의 통념이었다. 이름도 백조(白鳥)아닌가. 그래서 다른 의미에서는 그저 상상의 개념을 블랙스완이라 불렀다. 용이나 봉황 같은 존재 말이다. 그래서 차이콥스키의 작품 ‘백조의 호수’ 발레공연 때는, 주인공 백조역의 오데뜨가 통상 라이벌 흑조인 오딜을 같이 연기한다. 백조와 흑조가 무대 위에 동시에 나올 일이 없기에 주인공이 1인2역이 가능했고, 그렇게 백조와 흑조는 동시에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에
우리의 일상이 많이 변했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먼저 하는 일이 있다. 텔레비전을 틀고 인터넷을 검색해서 간밤에 변동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약칭 ‘코로나19’) 현황을 확인하는 일이다.코로나19와 관련된 확진자·완치자·사망자 숫자가 얼마나 변동사항이 있는지, 내가 사는 곳 주변에서 신규로 발생한 환자는 없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확인해본다. 관련 ‘앱’에 들어가 내 주위 반경 수백 미터 이내에 확진자가 방문한 상가나 사무실은 없는지도 확인해 본다.텔레비전을 틀어도, 신문을 봐도, 인터넷을 검색해도 오로지 코로나19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확진자가 나온 지 벌써 50일이 지났다. 그 사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권까지도 감염시키고 있다. 자치단체는 확진자의 이동 경로와 장소를 날짜와 시간대별로 일반 시민들에게 안전재난 문자로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사생활 정보가 구체적으로 공개되면서 확진자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는 듯하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정부나 자치단체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이동 경로를 알리는 과정에서 내밀한 사생활 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데 우려를 표한다는 성명까지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