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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다리 속에 벌레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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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4.01 19: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 택 준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주부 김모씨는 갑자기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 들고, 수면 중에 다리가‘움찔움찔’떨리는 통에 본인은 물론, 옆에서 함께 자는 남편까지 잠을 설치기 일쑤다. 처음에는 특별한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하며 그냥 넘기려 했지만, 이 같은 증상은 사라지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김 씨의 진단은 하지불안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은 주로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에서부터 가려움, 쑤시고 따끔거림, 타는 느낌, 칼로 찌르는 느낌 등의 불쾌한 감각으로 인하여 다리를 움직여야만 하는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 같은 불쾌감을 없애기 위해 다리를 구부리고 뻗거나, 흔들기도 하며, 침대에서 뒤척이고 몸을 뒤집게 된다. 또한 앉아서 몸을 심하게 흔들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75% 이상에서 다리의 불쾌감과 잦은 움직임으로 잠들기가 어렵고, 밤중에 자주 깨게 된다. 유병률은 5∼15%로 비교적 높고 여자가 남자보다 2배가량 더 높으며, 나이에 따라서 70대까지 증가하다가 이후에는 감소한다. 발병 평균 나이는 27.2세∼41세 사이이며, 30∼50세 사이에서는 약 5%, 64세 이상의 노인들에서는 44%에서 나타난다. 또한 약 80%에서 주기성사지운동질환을 같이 갖고 있다.

주기성사지운동질환은 수면 중에 하지를 반복적으로 짧게 움직이는 현상인데 엄지발가락과 발의 뒤굽힘이 특징적이며, 때로는 무릎과 엉덩이의 굽힘도 보이기도 한다. 다리의 움직임은 대게 양쪽 다리에서 발생하는데 한쪽 다리에서 더 뚜렷하거나 번갈아 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주기성사지운동질환은 군집적으로 발생해 한번 시작하면 몰아서 나타나며, 하지불안증후군과 잘 동반하여 발생할 뿐만 아니라 기면증, 폐쇄성 및 중추성 수면무호흡증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아직 정확히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 속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전달하는 체계에 이상이 생긴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 증후군은 다른 질환으로 발생하기도 하는데 특히, 철분결핍과 신부전증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빈혈, 요독증, 임신, 당뇨병성 신경병증,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기능항진증, 류마티스관절염, 엽산결핍, 포르피린증에서도 나타난다. 또한 도파민수용체 차단약, 삼환계 항우울제 등의 약물도 하지불안증후군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자세한 임상적 증상과 수면다원검사를 통하여 가능하다. 대부분의 경우 임상적 병력 청취로도 하지불안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으나, 수면다원검사를 하는 경우는 진단이 명확하지 않거나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제 하지불안증후군 연구회에서는 하지불안증후군의 필수 진단기준으로 ▲이상 감각과 하지를 움직이고 싶은 기분 ▲안절부절못함 ▲안정 시 운동감각증상의 악화가 움직임에 의해 잠시 멈춰지거나 완화됨 ▲증상의 일주기변동성, 즉 저녁이나 이른 밤에 악화됨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치료는 철분결핍, 요독증 등의 원인이 있다면 이에 대한 치료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철분결핍에 의한 하지불안증후군이 의심된다면 철분제를 투여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원인 없이 발생하는 원발성 하지불안증후군이며, 이러한 경우는 증상을 경감시켜주는 치료를 해야 한다. 대표적인 약물치료로는 도파민 전구물질인 levodopa제를 투여와 도파민수용체효현제인 로피니롤(Ropinirole), 프라미펙솔(Pramipexole), 벤조디아제핀계약인 클로나제팜, 항경련제인 가바펜틴 등의 약을 사용한다. 약물의 선택은 환자의 증상의 빈도와 중증도, 기저질환의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경과 전문의에 의한 신중한 약제 선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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