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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365일 토끼눈,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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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5.06 17: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강 승 범 대전성모병원 안과 교수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퍼하고 있다. 울고 나면 눈이 빨갛게 충혈된다. 울어서 생긴 충혈은 시간이 흐르면 곧 회복된다. 하지만 눈 전체가 토끼눈처럼 붉은빛을 띠고 토끼눈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싸웠냐?” “전날 얼마나 과음을 했길래 그러냐”고 물어보는 통에 인간관계에까지 지장이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보고 눈에 좋다는 음식도 먹어봤지만, 흰자위의 붉은 핏줄은 점점 더 두꺼워질 뿐 증상의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충혈은 평소 흰자위에 분포되어 있던 실핏줄(모세혈관)이 어떠한 자극으로 인해 부은 현상을 말한다. 즉, 평소 미세하게 보이던 혈관이 확장되면서 눈동자가 빨갛게 보이는 것이다.

대부분의 충혈은 불충분한 수면, 과음, 피로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했다 사라지지만, 정도가 심하고 거의 매일같이 눈이 충혈된다면 다른 안과적 질환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흔히 충혈을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예상치 못한 안과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위에서‘눈이 이상하다’고 말할 정도로 충혈정도가 뚜렷하다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충혈은 크게 결막 충혈과 섬모체 충혈로 나뉜다. 먼저 결막 충혈은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아 나타나며 건성안, 알레르기, 세균성 결막염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눈에 이물질이 있는 것처럼 따갑거나 뻑뻑한 증상을 호소하고, 눈이 시리거나 외부 자극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반면, 눈 안의 염증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섬모체 충혈은 검은자 주위가 선홍색을 띠는 증상이 나타나고, 포도막염, 녹내장, 홍채염 등의 안과적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하면 실명할 위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밖에도 선홍색 날개모양의 살이 검은자위를 덮는 익상편과 검은자 주변에 흰점이 나타나는 검열반 등의 초기 증상 심한 충혈이 나타날 수 있다.

결막충혈과 섬모체 출혈은 그 원인이 다양하므로 그 원인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건성안으로 인한 증상이면 인공누액, 알러지 결막염은 항히스타민 안약으로 치료하며, 세균성 질환은 항생제 안약을 사용하게 된다. 안압이 높아서 생기는 충혈은 녹내장 치료를 해야 하고, 포도막염은 스테로이드로 치료한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눈이 충혈 될 수 있으므로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일부 안과 의사들이 결막의 일부를 제거하고 항암제를 사용하여 충혈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했는데, 부작용이 심각하여 현재는 더 이상 시행하지 있지 않는다.

충혈만큼이나 주위해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결막하 출혈이다. 이 질환은 핏줄이 부어 생기는 결막 충혈과 달리 눈의 흰자위 부분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혈관이 터져 출혈이 된 것으로 우리 피부로 말하면 멍이 든 것과 같은 현상을 말한다.

결막하 출혈은 외상에 의해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워낙 결막의 혈관은 가늘고 약하기 때문에 기침을 하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 코를 세게 푼 경우, 눈에 힘이 들어갈 정도로 힘든 일을 한 경우에도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막하 출혈은 외관상 끔찍할 정도로 보기 흉하지만, 시력뿐만 아니라 눈에는 아무 지장을 주지 않는다. 증상은 멍이 자연히 풀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출현된 피가 흡수되는 기간은 출혈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약 2∼4주가량 걸린다. 그러나 결막하 출혈이 일식적인 현상이 아닌 자주 재발한다면 안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 및 진료를 받아야 한다.

충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청결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며, 눈을 비비지 않고, 항상 손을 깨끗이 하며, 렌즈를 착용하는 경우, 소독을 자주 하고, 눈 주위 화장을 할 때 화장품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실내가 건조할 경우, 식물을 키우거나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눈 건강을 위해 좋다. 간혹 안약을 과다 투약하는 경우가 있는데 안약을 지나치게 쓰면 안약에 포함된 스테로이드제 성분으로 인해 녹내장, 백내장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안약보다는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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