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진료실에서] 가지각색 잠버릇, “왜 그러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4.07.22 17: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 성 훈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람은 누구나 잠을 청하기 위한 고유의 수면 습관을 가지고 있다. 옆으로 누워야 잠이 잘 온다는 사람, 베개를 안고 자야 잠이 쉽게 든다는 사람 등 모두 제각각이다.

잠버릇은 자신도 모르는 질환에 대한 신체 반응이거나, 수면장애의 증상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옆에 사람을 발로 차는 잠버릇은 ‘주기성사지운동증’이라는 수면장애의 증상일 수 있으며, 옆으로 자는 자세 또한 코골이나 허리에 이상이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잠버릇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그냥 ‘잠버릇이 험하다’고 넘길 것이 아니라 병원을 찾아 수면장애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곤하게 낮잠을 자다가 팔이나 다리를 움찔하면서 깬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의학적으로 ‘수면 놀라움)’ 이라 부르는 현상으로, 잠이 들려 하다가 깜짝 놀라서 깬다는 의미이다.

대개 팔이나 다리를 움찔하지만 몸 전체를 움찔하는 경우도 있고, 소리를 지르면서 깨기도 한다. 이때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빨라짐을 느끼기도 한다. 수면 놀라움은 잠이 들려고 하는 상태에서 갑자기 각성 상태가 침투해 들어오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 놀라움은 정상인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수면장애가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간혹 잠에서 깬 후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빨라지는 현상을 경험한 후 심장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잠을 잘 때는 깨어 있을 때보다 심장 박동이나 호흡이 느리다. 갑자기 잠에서 깨게 되면 각성 상태의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므로 이 또한 염려할 것은 아니다. 수면과 각성은 정교하게 맞물려 조절되지만 가끔 톱니바퀴가 어긋나기도 한다.

수면 놀라움은 그 전 날 충분히 자지 못했거나 스트레스와 피로가 심할 때 잘 나타나기 때문에 당황하고 놀라기 보다는 지친 내 몸이 쉬라고 보내는 신호로 이해하면 된다.

잠들기 전에 다리가 불편하다고 하면서 주위 사람에게 주물러 달라고 하거나 스스로 다리를 주무르는 사람들이 있다. 심한 경우 방망이로 두드리는 사례도 있다. 그렇다고 평소에 다리가 불편한 것은 아니다. 일어나서 걸을 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이러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얘기다. 이러한 증상을 ‘하지불안증후군’ 이라고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이 있는 사람의 70~80%는 자면서 다리를 차는 주기성사지운동증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철분 부족과 관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중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으며, 더운 물이나 수건으로 종아리를 찜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옆으로 누워 자면서 다리 사이에 뭔가를 끼워야 편안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똑바로 눕는 자세보다는 옆으로 눕는 자세가 척추에 부담을 적게 주므로 편한 자세가 되는데 여기에 다리 사이에 베개까지 끼워주면 허리 근육에 대한 긴장이 줄어들어 더욱 편안하게 느껴진다. 때문에 옆으로 누워 자면서 다리 사이에 뭔가 끼우는 것이 편안한 사람은 허리 통증에 대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유난히 이부자리가 헝클어져 있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혼자 자는 경우가 많은데 함께 자다 보면 옆 사람을 자꾸 발로 차기 때문이다.

밤에 잠을 자면서 다리를 차는 '주기성사지운동증'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주기성사지운동증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하룻밤 동안 얼마나 다리를 차는 지 등을 평가한 후 약물이나 행동요법 등을 시행해 치료한다.

많은 사람들이 옆으로 누워 잔다. 그러나 옆으로 누워야 잠을 잘 수 있는 사람 중에는 코골이가 심하고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워 자게 되면 혀가 뒤로 떨어지면서 기도를 좁히게 돼 코골이를 유발하게 된다. 그리고 코골이가 심해지면 기도가 완전히 막히게 되는 수면 무호흡이 발생한다.

그런데 옆으로 눕게 되면 혀가 뒤로 떨어지지 않아 어느 정도 기도가 확보되므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줄어든다.

결국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은 환자 나름대로 병의 증상을 줄여보기 위한 자구책이 되는 셈이다. 때문에 옆으로 누워서 자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함께 자는 사람에게 코골이나, 자다가 숨을 멈추는 무호흡이 있는지 물어봐서 코골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동시에 낮 동안 유난히 피곤하고 졸림을 느낀다면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대 질환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