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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고통과 삶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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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7.26 17:4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 용 화 이용화플란트치과 대표원장

어느 임금이 생을 마감할 즈음, 신하들을 불러 세우고 ‘인생이란 무엇인가?’ 라는 말을 한마디로 정의해 오라고 과제를 주었다.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고 머뭇거리다가 3개월의 말미를 주자 신하들이 내어 놓은 답은 ‘인생은 곧 고통이다’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몇 년 전에 모든 권력을 한 손에 거머쥔 최고의 권력자가 ‘힘들어서 못해 먹겠다’고 푸념을 하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한 가정을 꾸리어 가기도 힘든 법인데 하물며 국정을 펼치기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든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고통스럽다는 표현을 한번쯤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힘든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날 때만 해도 엄마의 산고 이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고, 평생 동안 먹고 입는 것을 비롯하여 모두가 힘든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걸음마로부터 시작하여 초, 중, 고 대학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공부도 험난한 고갯길이고 졸업을 한다 해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이 눈치 저 눈치들을 보아야 하고 승진을 하려고, 또는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야 한다.

가장과 주부로, 부모와 자식으로, 형과 동생으로, 어른과 아이로, 노인과 청년으로, 일터나 조직의 리더나 또는 따르는 자로서 하여야 할 일들은 많고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다.

오늘은 모두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날이 새면 다시 나타나는 문제들은 왜 그리 많고 어찌 그리 힘이 드는 것뿐인지....

힘겨운 삶을 살다보면 고통 이란 단어를 생각하기조차 싫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통 없는 삶은 아무의미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것이 삶 자체를 단단히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경우가 있고, 뼈를 깎는 괴로움이 오히려 좋은 약이 된 경우도 있다.

배고픔을 모르고 성장한 사람은 밥이 귀한 줄 모를 것이고, 넉넉한 환경에서 공부한 사람은 자칫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다.

편안한 군대생활을 한 사람은 제대 후 닥쳐올 역경들을 이겨낼 수 없을 것이며, 직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없다면 당시의 그 자리에 안주하여 뒤처지고 말을 것이다.

또한 주위에는 나를 위해 많은 고통을 감수해 온 사람들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을 생각하면 내 고생은 참으로 별스럽지 못한 것이다. 가파른 삶의 고비마다 보호해 주신 부모님, 모든 것을 나에게 떠밀리고 양보하신 누님들, 내가 치과대학 학생 신분인 상태에서 결혼하여 살림을 잘 꾸려준 아내, 정말 모두들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치과의사로서의 길을 가게하신 은사님들, 집안의 어른들과 형제자매, 이웃 등 내 생애와 관련된 분들의 힘겨운 도움이 없었으면 오늘의 나는 존재할 수 없다.

비단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풀 한 포기와 나무 한 그루도 공기와 흙의 노력으로 자라고, 영롱한 자태를 자랑하는 진주도 조갯살이 찢긴 상처의 아픔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화려한 꽃들과 소담한 열매도 수백 만 킬로미터를 달려 온 빛의 아픔에서 비롯되었다. 이에 비하면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은 하찮은 것인데도 아프다고 괴로워하고 슬프다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학생이 시험을 잘못 치렀다고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기업가가 사업에 실패했다고 강물에 뛰어든다는 소식들을 대할 때면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

등반가가 어둠을 만나서 길을 잃고 절망 속에 빠짐으로써 구원받을 수 있는 캠프를 코앞에 놓고서도 희생을 당했다는 사연과, 나치시절 감옥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음으로써 극적으로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좋은 가르침을 준다.

아름답다고만 생각되는 사랑도 슬픔만 남겨진 아픔으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고, 가슴이 메어지게 슬픈 이별도 새로운 기쁨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고급 승용차라 할지라도 탄탄대로만 달리는 것이 아니라, 굽이굽이 고개를 힘겹게 올라가야 하기도 하고 출렁이는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건너야 할 때도 있다.

늙은 독수리가 무디어 버린 부리와 발톱을 피가 나도록 바위에 때려서 뽑아내고 새로 나온 것으로 40여년을 더 산다는 이치를 생각하면서 웬만한 고통은 참을 줄 알아야한다.

아무쪼록 고통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구독자가 분명히 있을 것인데 출구가 있는 터널임을 명심하고 이겨내길 소원해 본다.

이 용 화 이용화플란트치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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