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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왜 이렇게 안 나을까요?

나영태 마음쉼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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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5.24 14:4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나영태 마음쉼 한의원 원장

그러게요. 정말 왜 이렇게 안 나을까요? 저희 한의원에서는 일반적인 통증 치료도 하고 있지만 희귀 난치성 질환들도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참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누구는 빨리 낫고 누구는 정말 오래가고 경과 차이가 아주 큽니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발목을 삐어 오는 경우 그 자리에서 다 좋아져서 바로 뛰어다니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는 활발히 활동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발목 염좌가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은근히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은 같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마다 경과가 다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략 일주일 전에 왼쪽 발목이 아프다는 30대 청년이 내원했습니다. 6개월 전에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삔 이후에 좋아지는 것 같더니 운동을 하거나 많이 걸은 뒤에는 바로 통증이 발생하고 발목의 피로감이 심해서 불편하다는 증상이었습니다. 발목을 보니 큰 이상은 없어보였어요. 그런데 발목 위쪽의 정강이 부분과 종아리 부분의 근긴장도가 아주 높아진 상태더라구요. 그런데 치료를 해도 치료할 때는 근긴장이 잘 풀리는데 다음에 올 때는 긴장도가 비슷해진 상태로 다시 오고 당분간 반복이었습니다. 이곳 저곳 잘 살펴보다보니 결국 문제는 우측의 어깨가 문제였습니다. 몸이 틀어진 상태 즉, 전체적인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보행, 앉아있는 자세 등에서 한쪽으로 과부하가 걸리는 상태였고 그로인해 좌측 정강이와 종아리 부분에 근긴장이 유지되면서 발목에 무게가 많이 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래서 우측의 경항부와 견배부 치료 후에 좌측의 종아리와 정강이의 근긴장은 많이 좋아진 상태고, 발목 또한 운동 후 피로감은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그러나 아직 약간의 증상은 남아있고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와도 비슷합니다. 이 분은 통증으로 인해 자세가 틀어져 생긴 증상일 수도 있고요, 자세가 틀어진 상태에서 발목을 삔 이후에 자세 불균형이 발목 염좌의 경과에 영향을 미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경과에 자세가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처럼 근골격계 질환에는 자세나 주변 상황이 경과에 영향을 강하게 줍니다. 그렇다면 내과적 질환에는 어떨까요? 당연히 영향을 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감기를 예로 들어 볼까요? 누구는 3~4일이면 좋아지고 누구는 한 달 두 달 이상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의 예시보다는 조금 어렵긴 하지만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해보겠습니다. 감기라는 것은 급성 상기도염에 해당하는 질환이죠. 상기도, 즉 기도의 위쪽에 염증이 있다는 말입니다. 누구나 감기에 걸리면 기침, 콧물, 몸살에 두통, 컨디션 저하 등등 여러 증상들로 시달리지요. 그런데 가끔 정말 오래 증상이 유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는 제외하도록 하지요.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오래 증상이 유지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경우 일까요? 대부분 경항부(뒷목 주변)나 뺨과 턱관절 주변에 순환 장애가 있다거나 복진상 경결점이 많은 분들이 증상이 오래 갑니다. 감기는 감염에 의한 염증 발현 증상인데, 염증 반응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염증 산물이 신속히 해소되려면 순환이 가장 중요한데, 주변부의 순환을 방해할 만한 요소가 있는 경우에 감기가 오래 지속 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내과적인 증상이든 외과적인 증상이든 같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마다 경과의 차이를 보입니다. 이것은 평소 가지고 있던 증상이나 자세, 스트레스 상황, 환경의 변화 등에 의하여 순환 체계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에는 자생능력(自生能力) 저하로 인해 병이 평균적인 경과보다 길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원래 있던 기저질환이나 순환 부전에 대한 것들은 소증(素症)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자각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거의 불가능하지요. 전문가들과 상담해야 합니다. 전문가는 의료인이 될 수도 있고 기공 전문가, 마사지 전문가, 심리 치료사 등도 될 수 있습니다. 각 분야별로 몸을 바라보는 관점이 약간씩 차이가 있을 뿐이지 결국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자생능력(自生能力) 이거든요.

사실 소증(素症)이라 하는 것들이 병증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예후 뿐만 아니라 갑작스럽게 생기는 병들에 대한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급성 담낭염의 증상 중 대표적인 것이 우측 등(背)의 통증인데요, 이는 평상시에도 조금씩 나타났다가 염증이 심해지면 통증이 극심해지기도 합니다. 이를 먼저 알아채서 ‘아, 담낭에 염증 소견이 있을 수 있겠구나. 이제부터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화를 덜 내야지’라고 조심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병이 생겨서 증상이 너무 오래 낫지 않더라도 너무 낙담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차근차근 해결해 보세요. 그리고 아무리 작은 증상이라도 유심히 잘 살펴서 큰 병을 예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늘 쾌차하세요.

나영태 마음쉼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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