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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신경통, 잘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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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6.28 13:5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원형 충남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충청신문=이원형 충남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날씨가 궂으면 나이가 좀 드신 어르신들은 “무릎 신경통이 쑤시는 걸 보니 비가 오겠는데”라고 이야기하신다. 어려서 늘 듣던 말씀이고 신기하게도 습기 먹은 바람이 불라치면 곧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던 기억이 난다. 일종의 일기예보라 할까 그렇게 각인되었던 신경통이라는 낱말은 실제 의학을 공부하면서 실상은 전혀 다른 질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경통’은 말 그대로 신경계통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통증을 ‘신경통’이라 한다. 물론 비가 오고 궂은 날씨가 되면 통증이 악화되기도 하지만 신경통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점은 잘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평생을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으며 심하면 삶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신경통을 일으키는 질환으로는 대상포진후 신경통, 당뇨병성 신경통,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등이 있다.

-대상포진후 신경통

우리나라 인구분포를 보면 2025년에는 전 인구의 15%가 60세 이상의 노인인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인과 관련된 질병도 증가하게 되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질병이 대상포진후 신경통이다.

보통 급성대상포진은 어려서 앓았던 수두의 바이러스가 몸에서 사라지지 않고 척추신경의 신경절이라는 곳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다시 재활성화 되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문제는 대상포진 후 통증이다. 보통 성인 대상포진 환자의 20% 정도에서 급성대상포진이 아문 자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한다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증상으로는 표면 혹은 심부의 통증이 아리고 쓰리고 따갑고 욱신욱신 쑤시는 박동성 특징이 있거나 예리하고 전기가 오는 것처럼 찢어질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옷깃만 스쳐도 깜짝 놀라는 이질통이란 매우 특징적인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치료는 일반적인 소염진통제로는 잘 치료가 되지 않으며 신경통 치료를 위해서 개발된 약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심한 경우에는 신경차단 요법도 병행하여 치료하면 더욱 좋은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당뇨병성 신경통

환자는 당뇨병으로 오랫동안 병원을 다니면서 약제를 복용하고 있다. 그러던 중 몇 달 전부터 양쪽 발이 저리고 아프기 시작하더니 점점 심해지면서 이제는 화끈거린다. 어떤 경우는 발이 아파서 밤에 잠이 깨서 다시 잠을 들을 수가 없다.

전형적으로 당뇨에 의해 신경통이 발생한 예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7-12%가 당뇨병 환자이며 식생활의 향상에 의하여 2025년에는 당뇨병 환자가 25%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당뇨병성 신경통은 당뇨병이 미세한 혈관을 손상시키고 미세한 혈관을 통하여 영양분을 공급받는 신경조직에 영양분이 잘 전달되지 않아서 신경조직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경우가 양쪽 발이 대칭적으로 저리고 화끈거리고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픈 증상이다.

당뇨병성 신경통 및 신경병증의 치료는 진단에서부터 출발한다. 보통 고혈당의 정도와 당뇨병의 기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혈당 조절이 중요하고 철저한 혈당조절로 당뇨병성 신경통과 신경병증의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비타민 B 등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발에서 감각이 떨어지는 감각신경 장애가 발생하면 족부궤양으로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교육과 실천이 대단히 중요하다.

-복합부위통증 증후군

환자는 우측 팔(척골)의 골절로 인하여 수술을 받고 손목이 움직이지 않도록 팔에 스프린트(부목)를 대고 안정을 취하였다고 한다. 그후 골절이 회복된 것을 확인하고 퇴원하였으나 우측 손과 팔이 욱신거리며 쑤시고 차가운 증상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다시 병원을 방문했지만 골절부위는 이상이 없었다. 골절은 완치됐는데 통증이 지속되는 게 이상하다 여겨 마취통증의학과 외래를 방문한 것이다.

전형적인 복합부위통증 증후군의 일예이다. 아마도 복합부위통증 증후군이라 하면 일반 의료진도 잘 알지 못할 정도로 비교적 최근에 병의 이름이 붙여진 질환이다. 복합부위통증 증후군은 신경 혹은 조직의 손상에 의해서 발생하는 신경병증성 통증의 아주 대표적인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근육, 뼈, 신경 등의 조직손상(특히 손, 발을 포함한 상지 및 하지)에 의하여 발생하며 염좌, 탈구, 골절, 좌상, 열상, 신체의 절단 등에 의하여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 세계통증학회에서 정한 기준을 보면 멈춰지지 않은 지속적인 통증, 이질통(옷깃만 스쳐도 아픔을 느끼는 증상) 혹은 통각과민으로 표현되는 매우 심한 통증, 통증부위의 부종과 피부혈류 변화, 발한자극 반응 이상 등이다.

치료의 원칙은 조기에 진단하여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다. 치료방법에는 신경치료, 약물치료, 심리치료, 정신치료 등 여러 임상과가 함께 진료하는 다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복합부위통증 증후군 치료를 위한 특효약이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약제의 복용과 적극적인 신경치료 혹은 신경차단을 수행한다. 통증이 만성화되고 심해지면 불안, 불면, 우울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의 상담과 협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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