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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아토피랑 비염은 언제부터 생긴 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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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11.01 16:1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충청신문=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신생아부터 어른까지 요즘 흔히 '아토피'라 불리는 피부 질환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봅시다. 30대 이상 아재분들 우리 어렸을 때 친구들 중에 아토피성 피부염에 걸린 친구들 본 적 있으세요?

기억이 혹시라도 있으신가요? 저는 없거든요. 물론 그 당시에도 극소수는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고생하신 분들이 계실 거에요.

또 다른 한 가지 다시 우리 30대 이상 아재분들 우리 어렸을 때 겨울에는 다들 코 질질 흘리고 다녔잖아요? 긴소매 옷으로 훔치고 다니고 재채기라도 한다 치면 콧물이 주렁주렁 메달려 있곤 했었지요. 요즘은 그런 아이들 찾아보기 참 힘듭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알러지성 비염 등의 질환은 면역에 관련한 질환들입니다. 사실 면역력이라는 말은 참 추상적인 표현입니다. 인간의 면역 구조는 사실 엄청나게 복잡합니다. 뇌나 다른 특정 기관이 명령을 통해 외부의 적을 방어하고 공격하는 기전도 있는가 하면 세포 단위에서 알아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부의 적을 박살내 버리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살짝 표시를 내놓고 적군이 활동을 할 수 없도록 방해만 하는 면역 작용도 있습니다. 참 복잡하지요. 그런데 이런 면역력은 경험이 없으면 기민하게 반응하기 힘듭니다. 경험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경험에 의한 정보를 면역 체계에 저장하고 그 때 그 때 꺼내서 활용합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 너무 깨끗하게 키우는 것들이 아이에게 무조건적으로 좋은 일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예로 A형 간염을 볼까요? 대략 3~5년 전에 A형 간염이 많이 유행했었습니다.

이 얄궂은 질환은 어렸을 때 걸리면 감기 정도로 넘어가는데 성인이 되어 걸리면 엄청 고생하게 됩니다. 감기랑은 비교가 안 됩니다. 제가 공중보건의 근무를 앞두고 훈련소에서 나왔을 때 마침 걸렸었어요.

A형 간염인 줄 모르고 있다가 정말 죽다 살았습니다. 제가 왜 걸렸었냐면 사실 훈련소가 그렇게 위생적이지 않거든요. 먼지 묻은 손으로 집어먹고 손 잘 안 씻고 야외에서 훈련하다보니 입, 코로 들어가는 물질들도 많고 1~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A형 간염이 발병하고 말았습니다. 맞습니다. A형 간염은 비위생적으로 생활하다가 걸리는 병이었어요. 게다가 평생 면역이기 때문에 어릴 때 걸리게 되면 성인이 돼서는 걸리지 않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비염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가 아이의 건강, 면역력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릴 때 너무 깨끗하게 주의하다보면 자연스런 면역 정보 획득을 방해하는 것이 되는 거에요. 지금 없는 병들이 지금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새롭게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생활 환경이 우리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사실 전 유치원을 다니긴 하였으나 가고 싶으면 가고 가기 싫으면 안 가는 ‘한량’ 유치원생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시골에 전근을 가셔서 시골 병설유치원을 다녔었는데요, 유치원 분위기가 그랬었어요.

다 그 동네 친구들이고 교실에 있고 싶으면 수업 듣고 싫으면 나가서 흙장난 하면서 놀고, 배고프면 친구네 가서 밥 먹고, 졸리면 자고, 강아지 염소 닭 데리고 놀다가 여치 청개구리 메뚜기 잡아서 모이도 주고 그렇게 놀았습니다. 건강하지 않을래야 건강하지 않을 수가 없는 분위기였겠지요? 공기도 좋고 친구들과 매일 기분 좋게 뛰어 놀고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요.

그런데 지금 우리 아이들은 어때요? 아침 7~8시 사이에 기상합니다. 심지어 5~6세 아이들이 그 시간에 기상해서 어린이집, 유치원에 가는 버스를 타고 하루 종일 재미없는 공간에서 머물다가 늦은 오후나 저녁이나 되야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마주 합니다.

부모님들 착각하지 마세요. 아이들이 어린이 집에서 유치원에서 선생님이나 친구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거에요. 닫힌 공간에 머물러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거에요. 아침에 꼭 해야할 일이 있기 때문에 일어나기 힘들고 싫은 거에요. 이것을 꼭 알고 계셔야 합니다.

아토피성 피부염, 비염과 같은 면역과 관련한 질환들은 심리적인 영향을 아주 많이 받습니다.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서 애들한테 맨날 감기 옮아 와요” 거짓말입니다. 잘못 알고 계신 거에요.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져서 걸리는거에요. 어린이집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감기뿐만이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 세균들 엄청나게 많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비염 등의 질환, 더 이상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맙시다. 아이들 주변의 환경이 어떤지,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우리가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행동하고 바꿔줍시다.

사실 퇴근하고 아이에게 책 열권 읽어주는 것 의외로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아이가 바뀌는 모습을 보면 힘든 것도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다 잘 될 거에요.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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