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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음양탕(陰陽湯)이란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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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1.10 16:1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충청신문=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2016년 병신년(丙申年) 더위는 너무나 특별했습니다. 제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더위였어요. 저희 집은 15층입니다. 꼭대기 층인데요, 낮에는 햇빛 때문에 힘들고 밤에는 그 열기를 그대로 간직한 옥상 때문에 밤새 후끈후끈 했더랬지요. 
 
이런 표현까지는 안 쓰려고 했는데, 정말 죽을 뻔 했습니다. 너무 더워서 새벽에 깨면 시원한 물 한 잔 하고 자야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시원한 물이 땡겨요. 쭉쭉 들이켭니다. 보통 때라면 괜찮은데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안 좋을 때에는 냉수를 들이킨 후 몇 분 지나지 않아 꼬로로로록 신호가 옵니다. 
 
간혹 설사를 하기도 하고 단순히 사르르 아프다가 말기도 합니다. 시원한 물 마실 때는 참 좋은데 사실 몸에는 별로 안 좋아요. 무조건 안 좋은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좋지 않습니다. 오늘은 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생숙탕(生熟湯) 이라는 처방이 있습니다. 일명 음양탕(陰陽湯) 이라고도 합니다. 건곽란을 치료하고요, 오래된 체기나 안 좋은 것들을 토하게 만든다고도 합니다. 오래된 체기나 안 좋은 것들을 토하게 만드는 것은 음양탕(陰陽湯)에 소금을 타서 마시게 하는 것입니다. 
 
그럼 음양탕(陰陽湯)을 어떻게 조제하느냐. 간단합니다. 뜨거운 물을 먼저 붓고 그 위에 찬물을 붓습니다. 물의 온도에 의해 대류가 일어날 때 그 때 마시는 거에요. 참고로 강물과 우물물을 섞은 것 역시 음양탕(陰陽湯)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강물과 우물물, 하나는 흐르는 물이고 하나는 고여있는 물이지요. 참으로 옛 선인들의 지혜는 대단합니다. 사실 이게 처음 들으면 무슨 무협지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얘기처럼 들리지만 생활에서 실제로 응용해보면 참으로 좋은 효과들이 많습니다.
 
음(陰)과 양(陽)은 항상 같이 붙어 다닙니다. 순수한 음, 순수한 양은 없습니다. 절대적인 음과 양도 없습니다. 항상 음이 있으면 양이 있고 양이 있으면 음이 있게 마련입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낮이 있으면 밤이 있듯이 음양은 그러합니다.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너는 행동이 느리고 뚱뚱하니까 음적인 사람이야”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음적인 사람이야’, ‘양적인 사람이야’라고 지칭하려면 반드시 그 상대적인 개념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너는 나보다 행동이 느리고 뚱뚱하니까 나보다는 음적인 사람이야”라고 나와 너를 비교대상으로 삼아 얘기를 하는 것은 맞을 수 있겠지요.
 
우리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몸에도 음양이 모두 있습니다. 음양이 조화를 이루어 우리는 살아갑니다. 음은 양에 비해서 무겁고 차갑고 느립니다. 양은 음에 비해서 가볍고 날래고 따뜻합니다. 우리 몸은 아래쪽은 위쪽에 비해서 음적이고 위쪽은 상대적으로 양적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 조화가 깨진다면. 아래쪽이 차가워지고 위쪽이 뜨거워진다? 예를 들어 어떤 상황이 있을까요. 여러분 혹시 밤새본적 있으세요. 밤을 꼬박 새고 아침해가 조금씩 뜨기 시작할 때 약간 열이 느껴지면서 머리가 멍해집니다. 졸리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고 머리가 멍해지면서 팔다리도 무거워집니다. 
 
그 때 느껴지는 약간의 열, 그것을 상화(相火)라고 하는데요 아래쪽에 있어야 할 열이 위쪽으로 잘못 올라와서 느껴지는 그 열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감정 기복이 생길 때에도 발생하는데요, 갑자기 화가 난다거나 당황할 때에도 발생합니다. 병리적인 상황이지요. 
 
이렇게 음양의 조화가 깨진 상태, 그 상태에 쓸 수 있는 처방이 바로 음양탕(陰陽湯)입니다. ‘화수(火水)가 실(實)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두한족열(頭寒足熱), 머리는 시원하고 아래는 따뜻한 상태의 균형이 깨지고 반대로 위쪽이 뜨거워지고 아래쪽이 차가워지는 그런 상태에 사용합니다. 
 
뜨겁고 날랜 것들은 상승하게 되어 있지요. 반대로 차고 느린 것들은 하강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연의 이치이지요. 아주 단순합니다. 직관적이고요. 아이들도 금방 이해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효과가 있는 음양탕(陰陽湯), 어디에 응용할 수 있을까요? 가장 많이 쓸 수 있는 증상은 바로 만성적인 소화불량입니다. 그 이외에 수족냉증, 불면증, 감정 기복이 큰 경우, 감기 등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 무궁무진합니다. 물론 정밀한 진단과 더불어 일상적으로 응용한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사실 단순한 물이라서 환자분들에게 처방이라 말씀드리고 집에가서 물 꼭 그렇게 드시라고 하면 잘 안 합니다. 왜냐하면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러 선인들의 경험도 그렇고 제 임상적 경험상으로도 그렇고 좋은 효과를 본 것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여러분, 오늘부터 물은 음양탕으로 꼭 드셔보세요. 혹시 알아요. 몇 년 동안 못 고치던 병들이 좋아질지. 밑져야 본전인데 오늘부터 꼭 실천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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