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침을 열며] 당신의 이웃사랑 온도는 몇 도인가요

홍순철 충북 주민자치회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7.01.15 16:42
  • 기자명 By. 충청신문
 
[충청신문=홍순철 충북 주민자치회장]
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매서운 강추위가 어김없이 다가왔고 이 한겨울을 또 다시 어렵게 지내야 하는 불우한 이웃들이 당연하게 떠올랐다. 
 
그 길로 기초생활비로 연명해야 하는 독거 노인 몇 분을 만나 뵙고 물 한잔 얻어 마시며 두런두런 불편한 곳은 없는지 안부를 살피고 돌아왔다. 불우한 이웃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잠재된 보편된 사항으로 특정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과, 돕는 사람 또한 넉넉하고 남아서가 아니라 부족할지언정 그래도 가진 것을 나누는 마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모두가 살기 좋은 넉넉한 지역사회를 꿈꾸며 일하는 필자에게 또다시 충분히 생각해야할 문제가 던져진 셈이다. 어느 집에 어떤 노인이 몸이 아픈지, 어느 집 아이가 부모 없이 힘겹게 살아가는지, 새터민 누가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하는지 이러한 세세한 사항을 돌보고 지원해줘야 하는 것이 우리 지역사회의 몫이다.
 
며칠 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실시된 주민자치실질화 대토론에 다녀온 필자가 그곳에서 토론을 한 사항도 이같은 맥락이었다. 주민자치가 바로 서고 실질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장치과 원론을 토론하는 자리였으나 근본적으로 그 모든 것을 행하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지역의 발전과 넉넉한 공동체를 이루는데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기초연금에 한 겨울을 연명하듯 살아남아야 하는 노인들과 힘겨운 이웃들의 삶에 무엇인가 한줄기 빛과 같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결론 내며 누가 어떻게 해야 할지 실천을 머릿속으로 한참을 생각해나갔다. 
 
가난과 힘겨운 현실에 내던져진 소외된 불우이웃을 그저 남 일이라고만 치부하는 것은 어리석다. 이것은 언제 닥칠 수 있는 자신의 일일 수도 있다. 이러한 힘겨움은 나뿐 아니라 내 가족 친척 누구에게나 있을 수도 있음을 생각해 볼 때 더 이상 우리에게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다 나서야 하는 사회적 문제로 다뤄야 함이다.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이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해마다 잊지 않고 김장을 담가 소외된 계층에 나눠주려 하고 여러 행사를 통해 기부금을 마련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이웃사랑과 나눔을 독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가 살아가는 지역에 사는 이웃들에게 내가 가진 마음과 재능과 물건을 나누며 살아갈 희망과 따뜻함을 주는 것. 나는 우리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이처럼 하나된 마음으로 서로를 돌아봐 주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 아침에 현관을 나서니 순간 손이 얼어붙을 찬 바람이 불어왔다. 
 
잔뜩 몸을 움츠린 이웃들과 좋은 하루를 보내라 서로 인사를 하고 골목길을 나설 때였다. 
 
어느 한 사람이 골목 저편에서 지난번 내가 다녀갔던 독거 노인의 집 근처 쓰레기를 치우고 대문 앞에 라면과 휴지 등의 생필품을 내려놓는 것을 보았다. 안녕하세요 하고 한껏 웃는 얼굴로 다가서니 아는 얼굴이다. 요 근래 그 순간만큼 그렇게나 반갑고 가슴 벅차올랐던 적이 있었나 싶다. 찬 바람에 얼굴이 벌겋게 얼어붙은 그 천사는 박노문 흥덕구청장이셨다. 
 
필자도 그도 별일 아니란 듯이 그저 눈웃음하며 바쁘시지요 우리 기운내요. 하며 헤어졌는데 그 여운이 아직도 내 가슴에 남아 하루종일 고맙고 또 고맙다.
 
감동이란 이런 것이고 사랑이란 이런 것이겠지. 당신이 내어주는 사랑과 실천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도 어렵고 힘든 삶을 살지만 더 어려운 누군가를 위해 나눌 수 있는 마음. 그것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살아갈 희망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랑과 배려는 돌고 돌아 나에게도 돌아오기 마련이다.
 
어려운 이웃들이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어려움에 공감하는 사람이고자 한다. 우리는 그 이웃들의 이웃이다.
 
우리 마음 속에 이웃사랑의 온도가 한겨울 한파속에서도 절절 끓어 오르기를. 또한 내일 집 앞을 나설 때면 더 많은 천사들과 마주하기를 바라며.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