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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그래도 봄은 옵니다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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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2.07 16:1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충청신문=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어느새 입춘(立春)을 지나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낮에 잠시 외출해보면 은근 산뜻한 바람이 불기도 합니다. 
 
벌써 봄이에요. 대학에서 새학기를 맞이할 수험생활을 마친 학생들은 새로운 학교에 입학할 마음에 마음이 설렐 것이고 봄바랑 살랑살랑 불어오면 내 님은 어디 있을까 찾는 선남선녀들은 어디 있을지 모를 님 생각에 마음이 심쿵할 것입니다. 봄은 그렇습니다. 그런 존재입니다. 새로운 시작이거든요.
 
한의학적으로 봄은 시작을 의미 합니다. 여름은 번영, 발전 등을 의미하고요 가을은 숙강, 정리 등을 의미합니다. 겨울은 저장과 정지, 휴식 등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다시 봄으로 시작하는 것이지요. 봄은 생명의 시작과 동시에 얼었던 몸과 마음이 녹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고백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네요. 
 
그런데 봄이 이처럼 마냥 좋지 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기온이 올라가면 냉동실에 넣어뒀던 생선이 녹는 것처럼 우리 몸도 나른해지기 때문입니다. 
 
어머님들 냉동실에 일정 기간 보관해두었던 식재료들 상온에 녹이느라 꺼내 놓으면 어떻게 되나요. 조직이 다 흐물흐물 해집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죠. 재료에 따라서 약간의 식초를 가미해주거나 과일 등으로 그 탄력을 잡아줍니다. 신맛이 그런 작용을 합니다. 산수신산(酸收辛散)이라 하여 신맛은 수렴해주고 매운 맛은 발산해주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먹어보면 알죠.
 
자 봄이 되면 가장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춘곤증’이지요. 춘곤증과 식곤증 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생리학적으로 춘곤과 식곤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위에서 위액과 음식물들을 반죽해 놓으면 그 반죽은 소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소장에서 가장 많은 영양분들이 흡수하게 되는데 이때 흡수한 영양분들을 이동시켜야 되겠죠. 이동시키는 수단이 바로 혈액입니다.
 
이 때 혈류량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서 너무 과도한 양의 혈액이 소화기로 쏠린다? 그 말은 어떤 말이랑 같냐면 결국 어느 조직 중 일부는 혈액이 부족해진다는 말과 같지요. 왜냐하면 체내 전체 혈액량은 큰 변화가 없거든요. 내용이 조금씩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이때 우리 몸에서 그나마 생명과 가장 지장이 없는 부분이 어디일까요? 팔 다리입니다. 팔 다리에서 먼저 혈류를 끌어오고요, 그 다음에 머리입니다. 바로 뇌입니다. 사실 뇌는 ‘이기적인 뇌’ 이론에서도 보이듯이 가장 마지막까지 뇌의 기능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혈류에 변화가 생긴다면 뇌도 어쩔 수 없겠지요. 춘곤증이나 식곤증은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비롯된 현상입니다.
 
춘곤증이나 식곤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은 보통 게으르다, 집중력이 부족하다 등등의 평가를 직장 내에서 받으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분들은 몸이 아픈 거에요. 무조건 의지가 부족하다고 구박할 수 만은 없습니다. 단 노력과 치료를 통해서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본인도 노력을 하긴 해야겠지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려드릴게요. 먼저 산책을 해야 합니다. 센 운동을 해도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과하고 식사 후에 특히 점심 식사 후에는 꼭 5~10분 만이라도 하늘을 보고 걸어주세요. 
 
터벅터벅 걸으면 안됩니다. 사뿐사뿐 뒷꿈치 끌지 말고 걸으세요. 하늘을 주로 보고 풍경도 감상하면서 걸으세요. 그렇게 걷다 보면 자연스레 내 가슴도 하늘을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연스레 엉덩이도 힙업이 되어 있는 상태일 거에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찬물 드시지 마세요. 특히 식사 후에 시원하게 한잔, 시원한 아메리카노, 이런거 정말 안 좋습니다. 커피를 드시려면 따뜻하게 천천히 산책하면서 드세요.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 하여 머리는 시원하게 속은 따뜻하게 하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명언이지요. 차가운 액체, 즉 음료수를 벌컥 벌컥 마시다 보면 속이 더 냉해지고, 냉해진다는 말은 중초(中焦 - 소화기)에서의 순환이 더욱 더뎌진다는 말과 같습니다. 찬물 드시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근본적으로 춘곤이나 식곤은 시작하는 봄의 기운에 부응하지 못하고 나 혼자만 정체되어 있는, 나 혼자만 아직 겨울인 상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봄의 기운에 부응해야 합니다. 
 
새로운 취미, 새로운 운동, 새로운 환경 등을 조성해보세요. 봄에 청소를 괜히 하는 게 아닙니다. 봄청소가 날씨 좋아졌다고 먼지 털기 쉬워서 하는 것이 아니에요. 봄의 새로운 기운에 부응하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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