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진료실에서] 다리 아파서 오래 못걷는다면…

이진석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7.08.28 22:5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진석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다리 마비 등 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60대 A씨. A씨는 엉덩이부터 발아래까지 감각이 없고 발바닥이 본인 발바닥 같지 않아서 걸을 수 없을 정도다. 검사 결과 척추관이 신경을 눌러 나타난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돼 수술치료를 받았다. 대부분 척추 질환하면 가장 먼저 허리 통증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이처럼 다리통증이 주된 증상 중 하나다.

척추관협착은 노화로 인해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나 추간공이 좁아지면서 그 안에 있는 신경이 눌려 허리와 하반신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척추관이 선천적으로 혹은 성장 정도에 따라 정상보다 좁은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나이가 들면서 척추관 주변의 인대가 두꺼워지고 불필요한 뼈 조직이 자라면서 좁아진다. 노화가 주된 원인인 만큼 60대 이상에서 쉽게 발병하며, 증상이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 허리통증으로 증상이 시작되지만 점차 무릎에서 발바닥까지 저리고, 허리보다 다리쪽 통증을 더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다리가 남의 다리 같다, 고무다리 같다, 고춧가루 뿌린 것 같다. 여러가지로 불편한 증상을 호소하는데 특징적인 증상은 걷는 자체가 힘들다는 것이다.

다리가 저린 증상 때문에 혈관성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두 질환의 차이는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조금만 걷거나 서 있어도 통증이 악화되고 혈관성 질환은 동작을 멈춘 채 서있기만 해도 다리저림 증상이 호전된다.

또 척추관협착증은 통증이 있을 때 허리를 굽히면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다. 척추관은 상체를 숙인 상태에서 다소 넓어지기 때문에 통증이 완화되는 것이다. 반면 상체를 뒤로 젖힐 때에는 신경이 더 압박되어서 통증이 심해진다.

진단은 엑스레이, 척수조영술, CT, MRI로 가능하다. 조기에 발견하면 생활습관 개선이나 운동, 물리치료, 약물치료와 같은 비수술적인 치료만으로도 증상 호전은 가능하다. 하지만 한번 생기면 자연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별다른 치료 없이 방치했을 경우 마비나 대소변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져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악화됐을 경우에는 척추관을 넓혀서 신경의 압박을 풀어주어야 한다. 일부의 사람들에서는 척추관을 확장하는 수술을 하고 신경압박은 해결되었으나 척추관절이 약해져서 어긋나는 경우에는 점차 허리 통증이 악화되고 다시 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척추마디를 고정시키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시기를 놓쳐서 신경이 많이 상하면 수술을 받더라도 재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등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삼가고 바른 허리자세와 과도한 비만을 피하며 척추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적당한 허리 운동이 도움이 된다.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는 데는 걷기와 수영, 자전거 타기가 좋다.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이니 만큼 고령층으로 갈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것은 맞다. 중장년층이 골밀도 저하를 겪으면서 덩달아 척추관협착증까지 발병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30대 젊은층에서도 척추관협착증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잘못된 자세, 영양 불균형 등으로 인해 퇴행성 척추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을 일찌감치 겪게 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오래 유지할 경우 척추에 부담을 주어 척추관협착증 발생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척추 통증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자가 치료에 그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신경이 많이 눌리면 통증도 심해지지만 마비도 생기고 대소변장애 등 후유증이 심각하게 남을 수 있다. 뒤늦게 치료를 하면 수술적인 치료를 해도 후유증이 많이 남기 때문에 조기에 병원을 찾아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진석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