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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신문-대전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담배연기 없는 건강한 학교 만들기 ⑥대전한빛고등학교

‘노가바’ 준비하다 ‘금연 다짐’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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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9.20 18:53
  • 기자명 By. 한유영 기자

정서적 교감 · 소통으로  흡연예방  “즐거워요”

참여형 문화 프로그램 ‘연기 말고 음악에 빠지다’

딱딱한 캠페인에서 벗어나 소통으로 금연실천 다짐

[충청신문=대전] 한유영 기자 = “친구들과 함께 흡연예방 노래 가사 바꾸기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과 공연을 통해서 스스로 자연스럽게 금연다짐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지난 12일 정오가 막 지난 시간 학교법인 한빛학원 대전한빛고 교정에는 흡연예방 사업의 하나인 ‘연기 말고 음악에 빠지다’ 행사 준비로 분주함과 생기가 느껴졌다. 

공연이 이뤄지는 체육관 바로 앞에서는 학생들이 각각 ‘담배는 알고 마시는 죽음의 연기입니다’ 등 흡연예방 문구가 쓰여 있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열띤 홍보를 펼치고 있었다. 

음악 소리를 따라 들어간 체육관에서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함께 어우러져 막바지 무대 공연 점검에 한창이었다. 학생들과 함께 분주히 움직이고 있던 한 교사는 “얼마 전 있었던 흡연예방 노가바(노래 가사 바꾸기) 대회 출품작 발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입상작을 비롯한 출품작 중 따로 공연 팀을 구성해 오늘 발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삶의 질 지표는 OECD 국가들 중 최하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우리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이 위기라는 진단도 꾸준히 나타난다. 

최근 각 교육청과 학교현장에서는 이러한 진단을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대전한빛고의 ‘연기 말고 음악에 빠지다’도 그중 하나다. 

공연장 밖에서는 흡연예방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공연장 밖에서는 흡연예방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행사는 ‘흡연예방’ 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그 내면에는 학생들이 준비 과정에서 자신들의 재능과 창의성을 맘껏 발산할 수 있는 참여형 문화 프로그램의 성격이 크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고등학생들의 발랄함과 창의력·에너지로 풀어낸 공연이 시작됐다. 

“네게 의지했던 것만큼 난 내 의지도 믿었기에, 난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워왔던 것뿐인데, 이제부터 나의 건강에 신호가 오기 시작했는지, 난 알지도 못한 채 건강 이상을 느끼면서…”

담배와의 ‘잘못된 만남’을 표현한 곡이다. 익숙한 멜로디에 가사가 착착 맞아떨어져 공연을 보는 학생들은 무대에 선 아이들을 따라 다 함께 노래를 따라부르는 이른바 ‘떼창’을 펼치고 있었다. 

무대 가까이서 함께 호흡을 맞추던 한 학생은 “우리가 출품한 노래를 직접 부르고 이렇게 학교 음악 동아리 친구들이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걸 보는 게 참 좋다”며 “영상에서 음악과 가사가 함께 나와서 이렇게 다 같이 노래할 수 있는데 서약서를 쓰거나 구호만 외치는 캠페인보다 훨씬 재미있고 이런 행사 자체가 학교생활에서 색다른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자신이 출품한 노래를 직접 부르고 무대에서 막 내려온 김형진(2학년) 학생은 “원래 흡연예방 캠페인이라고 하면 뭔가 보여주기식 같고 딱딱한 느낌인데 이렇게 아이들이 직접 노래를 만들고 또 그 노래를 직접 무대에서 부를 수 있다는 게 이 행사의 매력인 것 같다”며 “작품을 준비하면서 저 스스로도 흡연이나 약물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해볼 수도 있어서 더 의미 있었고 준비가 좀 부족해도 아이들이 다 같이 호응해 줘서 무대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총괄하는 학생안전생활부 부장교사는 흡연 학생에 대한 적발과 징계보다도 평소에 진행되는 정서 순화 프로그램과 소통형 예방 프로그램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학교는 올해 교내 흡연으로 벌점을 받거나 징계를 받은 학생이 한 명도 없지만 분명 흡연의 유혹은 아이들 옆에 있고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고 순화시켜주는 것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예방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담배가 됐든 약물이 됐든 정서적 교감과 소통이라는 포괄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평소 점심시간에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버스킹 공연이나 다음 달에 예정된 소통형 캠프 프로그램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흡연·약물 등 중독에서 빠져나오는 것보다 먼저 빠지기 전에 그것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공연은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까지 진행됐다. 체육관은 처음 공연이 시작됐을 때보다도 훨씬 많은 학생들로 채워져 있었다.

딱딱한 캠페인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직접 오랫동안 고민하고 가슴으로 느끼면서 만든 결과물을 매개로 함께 소통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금연실천 의지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로 충분했다. 

 

이근영 교장
이근영 교장

인터뷰 / 이근영 교장

“흡연 위험 · 금연 인식 제고”

-학교흡연예방사업의 효과는
우선 가장 큰 효과는 올해 학교에서 흡연으로 벌점이나 징계를 받은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입니다. 또한 이런 예방사업을 통해 학생들이 흡연의 위험성이나 금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한 층 더 높아졌습니다. 더불어 흡연예방이라는 메시지 전달뿐만 아니라 사업 자체가 건전한 학생 문화를 형성하고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학교 흡연예방사업의 효과가 가정이나 사회 전반에 확대되길 기대합니다.

-흡연예방사업을 위한 조언은
직접적인 화법에 의한 사업보다는 정서적이고 포괄적인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입니다. 학생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품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그게 꼭 흡연예방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아도 학생들을 흡연뿐만 아니라 약물이나 SNS 등 다양한 중독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학교 흡연예방사업이 학생의 범주를 넘어 교직원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려 합니다. 현재 본교에서도 담배를 끊는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흡연예방사업이 교사나 학생들에게 더욱더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하며 소통할 수 있는 내용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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