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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원의 교육夢] 독(讀)해야…독서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는 활기찬 5월!

권기원 대전문정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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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5.07 16:11
  • 기자명 By. 권기원

요즘 대학생들에게 독서 과제를 내주면 "그 책 끝까지 다 읽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쇄도할만큼 독서를 꺼려하는 학생들이 입학 당시 제출한 자료에는 고교 3년 동안 전문가들도 어려운 고전 목록이 빼곡히 나열돼 있어 황당하다는 이화여대 교수의 지적이나 '서울대 인문대 신입생 1/3은 글쓰기 능력이 60점도 안 된다'라는 보도를 보자니 답답하다.

독서를 장려하고자 학생의 독서이력을 진학자료로 활용하고 교육부에서 기록 관리 지원차 독서교육종합시스템까지 만들었건만 도리어 학생들이 독서보다는 독서이력 기록에 치중하게 됐다.

주요부분, 서평 혹은 도서요약만 읽고 기록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독서가 판치고 부모가 독후감을 대신 써주거나 심지어 독후감을 대신 작성해 주고 판매하는 부도덕한 사업자까지 생기기도 했다.

학생의 연령이나 발달 단계에 적합하지도 않은 도서를 자녀가 읽었다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해 달라고 생떼를 쓰는 부모도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공자는 일찍이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세상물정에 어두워 안일해 지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자기 생각에만 빠져 독단적이게 돼 남까지 위태롭게 만든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라고 말해 생각과 배움을 통해 독선과 아집에 빠지지 않은 인격이 도야된다고 강조했다.

인격도야의 방법은 주변의 훌륭한 인격을 지닌 사람을 찾아 직접 배우는 것이 가장 좋지만 고전이나 수필·소설 속 주인공을 책을 통해 대신 경험해 보고 생각을 본받아 함께 사는 지혜를 배우는 것이 보다 쉬운 길이다.

인격도야의 결정적 시기인 학생시절의 독서는 정신을 살찌우는 마음의 양식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독(獨)해야만 참된 인격을 갈고닦을 수 있다.

황당한 독서목록을 생각하자니 과거 교육부에서 중학생 필독도서목록을 시도교육청에 배부했다가 곤욕을 치른 소녀경 사건이 생각난다.

소녀경이 성현의 지혜를 담고 있는 경전 중 하나인줄 알고 도서목록에 포함시켰다가 언론의 뭇매를 맞았던 것이다. 예비목록 속 도서를 모두 꼼꼼히 읽어 보고 최종목록을 작성하지 않은 당연한 결과였다.

현실적으로 교사가 모든 도서를 읽어볼 수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이 실제 해당 도서를 직접 읽고 독후감을 썼는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독서는 장려하되 독서이력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는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올해 우리학교는 학생들이 도서실에 가지 않고도 스스럼없이 책을 접하고 항상 독서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학교 구석구석을 독서 공간화하는 열린 독서실 조성에 힘쓰고 있다.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주로 모이는 각층 음수대와 화장실 주변 복도에 도서를 비치하고 마음대로 책을 읽고 가져갈 수 있도록 했더니 독서는 물론 실내정숙과 면학분위기도 좋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학교는 물론 가정과 지역사회가 전부 열린 독서실이 돼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모두가 독(讀)하는 날을 꿈꿔본다.

오늘은 어버이날!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을 존재하게 한 생명의 원천인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하는 날이요, 며칠 후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지식을 가르치고 지혜를 일깨워주신 스승의 날이다. 부모님과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가정의 달 5월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둘러앉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소감을 밝히는 독서의 매력에 빠져보자.

자기 혼자만의 책이 아닌 모두의 책이 되도록 읽은 책을 학교나 직장으로 가져가 옆 사람과 바꿔 읽는 전 국민이 독서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는 활기찬 5월, 인간으로서 본래 타고난 선한 본성을 키워 사랑을 실천하는 인성의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5월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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