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얼마 전 우연찮게 인터넷 사이트를 뒤적이다 접하게 되었는데 우리네 인생사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 가슴에 와 닿아 여기에다 옮겨보았다. 사실 이 우화는 ‘인생사, 老覺人生 萬事非(노각인생 만사비)요, 憂患如山 一笑空(우환여산 일소공)하니, 人生事 空手來 公手去이다(인생사 공수래 공수거)’라는 고사성어로 많이 알려진 글의 배경이다. 풀이하자면 ‘인생이란 늙어서 생각하니 만사가 아무것도 아니며, 걱정이 태산 같으나 한 번 소리쳐 웃으면 그만인 것을 온 세상이 훨씬 넓고 아름답게 보이고 편하고 진실하게 보이네. 인생사 모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을…’
요사이 들어 부쩍 노후가 걱정이 되고 모든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하였다. 그 이유는 작년 건강검진 결과가 썩 마음에 들지 않게 나왔기 때문인데 벌써 3년째 같은 항목에서 건강에 주의를 요하는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사실 노화의 과정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판단은 하고 있지만 자꾸만 예민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나 역시 욕심 많은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래 동기들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 직장인들의 정년이 61세이고 우리들의 정년은 66세이다. 해서 만나면 수령하는 연금 금액들이 이슈가 되고 자식들의 향후 행보가 가십거리가 되고 남편들과의 관계가 주제어가 된다. 정년하면 남편과 함께 사는것, 자식들과 함께 사는 것은 불행이라고 한다. 늙어서 사는 나의 인생이 더 이상 누구와 누구 때문에 포장되어지기보다는 내가 원하고 나한테 어울리는 장소에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일예로 가까운 선배 남편은 일찌감치 조기 정년한 후 시골 부모님 집 근방에서 집을 장만하여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산다고 한다. 그리고 선배는 작년에 정년한 후 제주도로 혼자 여행을 다녀왔는데 본인이 이때껏 노동하였던 보상을 한껏 받은 것 같아 너무 행복하였다고 한다. 해서 올해 목표는 스페인으로 가서 sharehouse(쉐어 하우스)생활을 1년간 즐기고 올 계획인데 스페인 공부하느라 들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아 보인다. 그리고 나보다 2년 아래 병원 후배는 명예퇴직을 작년에 하였다. 원래 후배가 또래보다 결혼을 일찍 하였기에 그 집 애들은 둘 다 결혼하여 내 후배인데 벌써 손자 손녀까지 두고 있다. 후배 남편은 지금 직장생활 중인데 후배는 강릉에서 혼자 sharehouse(쉐어 하우스)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평범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 상황이 부럽고 흉내 내고 싶지만 관습적인 측면에서는 일탈이요 반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올 3월부터 우연찮게 ‘연애는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라는 주말 연속극을 시청하고 있는데 원래 드라마에는 흥미를 갖고 있지 않았던 내가 TV에 빠져 이렇게 시청하게 된 계기는 드라마 제목에 홀려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 자신을 곰곰히 돌아보는 싯점이 되었다. 지금껏 열심히 달려온 나, 그리고 내 자신이 훌륭하다고 자화자찬 하고 싶은 나가 되고 싶었다. 뷰티플한 연애는 경험하지 못하였지만 내일부터라도 원더플한 내 인생을 만들고 싶고 행복해지는 연습도 많이 하고 싶다. 누구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고 이로 인한 더딘 시간을 보냈었지만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고 눈물 흘렸던 시간은 오히려 더욱 감사하고 소중하고 행복하였었다. 앞으로는 가벼워지는 인생을 바라보며 버리고 또 버리고 비워내는 삶을 연습할 것이다. 나의 아름다운 연금은 욕심으로부터 홀쭉해진 내 인생 두래박의 무게이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들로부터 커피한잔이랑 수다 떨 건데 참여할 의향을 묻는 전화가 왔다. 망설일 이유가 없지 않는가!! 즉시 집을 나섰다. 사실 코로나 19 때문에 약간 주저되기는 하였지만 마스크를 챙겨 종종 걸음으로 약속장소로 가볍게 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