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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원의 교육夢] ‘코로나적 전환’을 맞아 체험학습이 활발히 이루어지길

권기원 대전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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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6.16 14:51
  • 기자명 By. 충청신문
권기원 대전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장
권기원 대전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장

B.C 4세기경부터 진리로 받아들여지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천동설(지구중심설)은 B.C 3세기경 아리스타르코스에 의해 지동설(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회전한다)이 처음 주장된 이래 2,000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되었다. 이후 1,500년대에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재론되면서 지동설이 받아들여져 마침내 인간의 우주에 대한 인식과 세계관이 크게 변하게 된다. 이후 인식의 대전환을 의미하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사용하면서 역사적 변혁과 패러다임 전환의 대명사가 되었다.

우리 교육계에서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1998년 교육부(장관 이해찬)가 새천년을 대비해 1999년을 새 학교 문화 창조의 원년으로 삼아, 21세기에 걸맞는 새 학교문화 창조에 대비해 교원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고, 2002년도 대입제도 개혁과 그에 따른 초·중등교육을 재능과 특기, 창의력 함양 교육으로 전환하는 일대 개혁을 단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폐지하고 취미나 소질,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특별활동과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체험학습을 강화한 이러한 새학교문화창조의 정책 기조를 승계한 참여정부 교육인적자원부(장관 윤덕홍)는 특히 현장 체험학습의 강화를 주요 추진과제로 삼았다. 학교와 교실에서의 교과학습 및 지식위주의 수업에서 얻을 수 없는 다양한 경험과 지혜를 학교 밖 지역사회의 시설, 문화재, 명승, 고적, 지역주민의 생활 현장 속에서 몸으로 직접 보고, 만지고, 듣고, 느끼면서 학습함으로써 살아있는 지식을 얻고, 체험하는 과정속에서 알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아 고민하며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가는 가운데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민주시민의식과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자질을 기르며 미래사회에의 적응력도 높이고, 시민으로 살아가는 방법과 행동하는 법을 배우고, 가정 기능 약화로 소홀해진 가족간 대화와 만남의 기회도 확대하는 일거양득의 목적을 얻을 수 있는 획기적 조치였다.

그리고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가 2002년 주5일근무제 실시이후 도입이 검토된 이래 10여년간 지지부진하던 주5일수업제를 전면실시하게 됨으로써 학교 밖의 다양한 현장에서, 직접 관찰, 조사, 수집, 견학, 답사, 노작 등의 체험 활동을 하며 스스로 판단, 통찰, 발견하며 창의적 사고력과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체험학습의 내실화를 도모한다. 이러한 체험학습이 교육적 성과를 얻으려면 첫째, 의도적, 창의적, 자율적 계획 수립, 둘째, 다양하고 효율적인 실천, 셋째, 체험하며 취득한 자료와 경험의 공유, 넷째, 자신의 진로와 연계한 지속적인 피드백이 수반되어야 한다.

체험학습은 도농교류 혹은 국제교류, 가족 또는 친인척과의 동반 여행이나 친교활동 등을 하며 창의성, 협동성, 자율성을 기르고, 무엇보다 자신의 미래 진로·직업에 대한 비전과 능력을 키우는 유용한 방법으로, ‘계획제출-학교장승인-실시-보고서제출-인정’의 엄격한 5단계 과정을 거쳐 연간 수업일수(220일→ 2012년 주5일수업제 전면실시로 190일로 단축)의 10%인 20일내에서 출석으로 인정받아 왔다.

그런데, 코로나19는 2020학년도 수업일수의 감축(190일→171일)을 초래하였고, 예상되는 여름방학 축소(1달→2주)에 따라 체험학습일 확대 요구가 이어졌다. 또한, 코로나 감염을 우려한 미등교 가정학습 희망자도 증가하게 되어, 마침내 학생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국가감염병위기 심각, 경계 단계에 한해서는 가정학습도 교외 체험학습으로 인정하는 조치를 단행하게 되었고 기존20일에 20일을 추가하여 최대 40일 체험학습이 가능하게 되었다. 가히 제2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필자는 이제 ‘코로나적 전환’이라 명명)이라 할만하다.

기존 체험학습의 취지를 살려 자연현상이나 사회적 사실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현장에서 민주주의 원리를 실천, 내재화하고, 실제 상황이나 실물을 접하며 참여하고 느끼고 조작함으로써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며 종합적 문제해결력을 함양하고, 감염병 위기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계기가 되도록 체험학습을 만끽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코로나19는 교육의 변화는 물론 모든 삶에 있어서, 그 어떤 것보다도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인식과 가치 판단에 있어서 대전환, ‘코로나적 전환’을 가져왔다. 학교가 더이상 기존의 등교수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등교수업과 온라인수업을 병행하게 되었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일상화, 생활속 거리 유지, 개별식사 및 국, 찌개, 반찬류 개인 접시에 덜어 먹기와 같은 위생 중심 식생활 등 모든 삶에 있어 감염병 예방과 위생수칙 준수를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생활양식의 대변화를 가져왔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세계를 체험하면서 타인에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인성교육의 기회도 되고, 직접적이고 구체적 접촉, 오감을 통해 다양한 학습경험을 체득하며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문제 해결 능력과 태도를 기르며, 삶과 앎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유발하게 되길 꿈꿔본다. 아! 오늘은 왠지 자연적 교수․학습 방법을 강조한 루소와 반성적 사고와 실제적 경험을 강조한 듀이가 그립다.

이제 ‘코로나적 전환’을 맞아, 다양한 체험학습을 활발히 수행할 여름방학이 곧 다가온다. 건강과 안전을 유지하는 가운데 다양하고 폭넓은 체험학습으로 삶의 질을 향상하며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장래 직업을 구체화하는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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