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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의사들도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수술한다

유익원 유성선병원 이비인후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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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8.05 13:57
  • 기자명 By. 충청신문
유익원 유성선병원 이비인후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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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수술에 대해 들어보셨는지요?” 물론 우리가 운전할 때 쓰는 그 내비게이션은 아니다. 현대 의학에서는 여러 분야의 의료 영역에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뇌종양 수술, 인공관절 수술, 부비동염 수술, 치아 임플란트 수술 등이 있다. 그중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분야가 이비인후과에서 시행하는 부비동염 내비게이션 수술이다.

먼저 부비동염 수술이란, 흔히 축농증 수술로 잘 알려진 코 안쪽 비강의 수술이다. 부비동염(축농증) 수술은 아주 위험하거나 힘든 수술은 아니다. 하지만, 코 안은 하나의 커다란 빈 공간이 아니라 여러 개의 공간들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엉켜있어 수술을 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잘못해서 길을 잃거나 잘못된 길로 수술을 진행할 경우 부비동과 밀접해 있는 시신경이나 두개저의 손상을 유발하여 시력상실, 복시, 뇌척수액 누출 또는 뇌막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한다. 부비동염 수술을 할 때 의사를 올바른 길로 빠르게 안내해 줄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축농증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면 수술 전에 3차원 CT 촬영을 한다. CT 촬영에서 비강 내 병변의 범위를 파악하여 집도의가 수술계획을 수립하고,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에 입력할 3차원 생체 데이터의 기초 자료 얻는다. 다음 단계로 환자는 수술실에 들어가서 마취 후 이마에 위치 추적 센서를 부착하여 실제 수술 위치를 CT 촬영을 통해 얻은 3차원 영상 구조 위에 표기해 준다.

위 과정을 통해서 얻은 내비게이션 영상은 수술 중에 콧속에서 의사가 움직이는 정확한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수술하는 의사는 3차원 영상을 보면서 비강 내부의 구조와 병변의 위치,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변이 등을 마치 지도를 보듯이 길을 파악하면서 수술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집도한다. 또한, 정확한 병변 예측을 통해 정상 점막 조직은 피하고 염증에 침범된 병소만 제거하는 수술을 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조작을 최소화하여 한층 개선된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모든 축농증 수술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수술 환자의 조건이나 상황에 따라 반드시 내비게이션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두동, 접형동 같은 위험 구역의 축농증 환자 ▲비강 내부 해부학적 변이가 심한 환자 ▲수술을 시행 받았던 재수술 환자 ▲물혹이 많아서 병변 범위 예측이 어려운 환자 ▲비강의 종양이 의심되는 환자같은 경우 아무리 수술 경험이 많고 숙련된 이비인후과 의사라도 수술 시야의 제한이 발생하고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필요하다.

진료실에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내시경 수술이 발전하기 전에 축농증 수술로 인한 의료사고가 많던 시절을 떠올리거나,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축농증의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는 환자분들을 접한다. 현재는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축농증 수술을 정확하고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게 되었고, 무엇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수술 활용으로 수술 후 임상 결과의 질적 향상이 국내외 논문을 통해 인정받고 있다.

내비게이션 수술은 고가의 장비와 운영 가능한 의료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병원에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며, 앞으로 사용 영역이 점차 확대되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유성선병원 이비인후과는 올해부터 수술 시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획기적으로 증가한 수술 성공률과 감소된 수술 후 통증으로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만약 축농증이 의심되거나, 수술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먹는 약으로만 버티고 있으시다면 두려워하실 필요 없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도입된 병원을 찾아 상담받을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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