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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스님의 마음이야기] 삼층 누각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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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9.28 15:48
  • 기자명 By. 충청신문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예전에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같은 동네의 부잣집에 가서 3층으로 된 누각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3층에 올라가니 아주 넓고 높고 웅장하며 시원하고 밝았습니다. 그 사람은 그 삼층 누각이 너무나 부러워서 이렇게 생각을 하였습니다.
‘내가 가진 재물이 저 사람보다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이렇게 멋있는 누각을 짓지 않았던가!’
그리고는 그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마을에서 가장 뛰어난 목수를 불러서 물었습니다.
“자네는 저 집의 아름다운 삼층 누각처럼 집을 지을 수 있겠는가?”
“그 삼층 누각은 제가 지은 것입니다.”
“그럼 많은 돈을 줄테니 지금부터 나를 위해서 누각을 지어라.”
그래서 목수는 땅을 고르고 나무를 깎고 벽돌을 쌓는 등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그 미련한 사람은 목수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
“3층으로 된 누각을 지으려합니다.”
“그래~~! 그런데 나는 아래 두층은 필요가 없다. 삼층만 있으면 된다.”
“어떻게 그렇게 미련한 말을 합니까? 일층을 짓지 않고 어떻게 이층이 있으며 이층이 없이 어떻게 삼층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미련한 사람은 고집을 계속 피웠습니다.
“지금 내가 필요한 것은 삼층뿐이다. 삼층부터 지어라!”
목수는 기가 막혀 바로 짐을 챙겨 그곳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내용은 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비유로 가르침을 표현한 백가지를 모은 ‘백유경’에 있는 내용으로 과정은 빼놓고 목적만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찰라찰라가 모여서 초가 되고 초가 모여서 분이되며 분이 모여서 시간이 되며 시간이 모여서 하루가 되고 하루들이 모여서 달이 되고 년이 되고 하나의 인생이 됩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시간을 보내야 밖으로 나오고 몸과 마음의 변화를 흐름에 따라 시간을 보내야 청년 장년 노년 그리고 생명을 마치게 되며 그 다음이 있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얼른 어른이 되고 싶거나 자기 생각대로 뭔가를 하고 싶어서 어른이 빨리 되고 싶다고 해서 시간을 뛰어 넘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현재 자신의 삶이 괴롭다고 해서 스스로 생명의 줄을 끊어버려도 격어야 했던 것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언제 어디선가 격어야 자신이 바라는 다음이 있습니다. 우리의 살아가는 생명의 단계는 100m 길을 가는데 한발 한발을 내딛지 않고서 도달하지 못하고 10층에 사는 사람이 바로 10층으로 올라갈 수 없는 것처럼 밟아야 될 과정이 있고 딛고 올라가야 할 높이가 있습니다. 100m를 도달하는 방법이 다르고 계단을 한 발 한 발 오르거나 에스켈레베이터를 타거나 엘리베이터는 타는 것은 스스로가 찰라찰라를 잘 지냈을 때 어느 순간 마음과 몸의 힘이 노력에 의해서 달라졌을 때 가능합니다.

누구나가 1층 2층을 놔두고 삼층만 원했던 그 사람처럼 모든 힘든 과정이나 복잡한 순서를 놔두고 결과물만을 소유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는 너무나 힘이 듭니다. 일확첨금을 바라고 로또나 어떤 것들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설사 그런 것들이 어느 순간 이루어 질 수도 있지만 모래위에 지어놓은 집처럼 사상누각은 기초가 튼튼하지 않아서 시련이 닥쳐오면 무너지고 맙니다.

만약에 산에 대해서 느낌을 표현한다고 했을 때 걸음걸음을 모아서 산의 정상에 오른 사람과 사진으로만 산을 본 사람은 산에 대한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에 표현의 자세함이 다르고 그 산의 주인이 된다고 해도 산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은 주인의 역활을 확실히 할 수 있지만 겉만 보는 사람은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격어 가는 모든 것들도 하나하나 자세히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을 때 진정한 결과물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어느 무엇도 공짜로 그냥 주어지는 것이 없습니다. 하나하나 쌓아가야 사상누각이 아닌 튼튼하고 안전해서 행복하고 즐거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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