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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겨울방학,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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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2.25 14: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초등생인 둘째와 셋째의 방학은 12월 24일, 첫째는 1월 12일에 시작되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아이들은 겨울방학에 눈썰매장이나 스케이트장, 할머니 집, 외할머니집에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게 되었다. 심지어 설날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어 할머니 댁에서 지내는 차례도 하지 못하고 세배도 드리지 못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전인 작년 1월까지만 해도 아이들의 겨울방학은 신나는 기간이었다. 엑스포 광장에 만들어진 스케이트장에 가서 놀면서 맛있는 것을 사 먹고, 할머니 댁에 가서 놀고, 학교 공부에서 벗어나 늦잠도 잘 수 있고, TV와 컴퓨터, 핸드폰 게임을 좀 더 오래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째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에 대전 엑스포 광장에 설치된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 강습을 받은 후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타게 되었다. 첫째의 경우 워낙 겁이 많아 단체로 배우는 강습 과정에 들어가지 않고, 비용은 다소 비쌌지만, 스케이트장에서 운영하는 개인교습을 통해 스케이트를 배웠다, 다행히 스케이트를 가르쳐주는 대학생 선생님 덕택에 짧은 시간에 잘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첫째는 선생님께 배운 대로 매일 3시간씩 2주 정도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고,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스케이트를 탔다. 둘째는 1학년 때 개인교습이 아닌 단체교습에서 스케이트를 배웠다. 생각과는 달리 둘째는 너무 어렵게 스케이트를 배웠다. 평상시 날렵하고 운동신경이 좋아 스케이트를 쉽게 배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둘째는 의외로 중심을 잘 잡지 못해 미끄러지거나, 엉덩방아를 찧는 일이 많았다. 단체교습을 받는 5일 동안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스케이트를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단체교습이 끝난 후 1년 먼저 스케이트를 배운 누나의 도움을 받아 연습했지만, 쉽지 않았다. 필자는 둘째가 겪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스케이트 배우는 것을 포기할까? 아니면 어렵더라도 계속 도전하고 노력해서 스케이트 탈 수 있을까? 지켜보았다. 둘째는 필자에게 단체교습을 한 번 더 받겠다고 해서 더 받고, 더 연습한 결과 스케이트를 어느 정도 타게 되었다. 필자는 둘째의 다른 면을 보게 되었다. 스케이트를 잘 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어렵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아 스케이트를 잘 타게 되었다. 나름 승부 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셋째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스케이트를 탈 수 없지만, 나중에 셋째가 스케이트를 배우게 된다면 개인교습이나 단체교습이 아닌, 누나와 형의 도움을 받아 배울 수 있게 하고 싶다. 이 과정을 통해 형제들끼리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이끌어 주고, 도우며, 뭉치는 형제애를 스스로 깨우쳤으면 한다.

작년 한 해 필자의 아이들은 대부분 온라인 학교로 학교 공부를 대신했다. 학원에 다니지 않고 EBS와 e학습터를 보며 스스로 공부하였고, 이런 아이들에 대해 필자는 대견함을 느낀다. 첫째는 중학교 1학년이 되어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거치고, 2학기에 처음으로 6과목의 중간고사와 8과목의 기말고사를 무사히 치렀다. 초등학교의 시험 체계와 완전히 다른 중학교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나름의 공부 방법으로 무사히 넘겼다. 첫째의 기말고사 성적은 아이의 생각보다 낮게 나왔다. 그 원인은 기말고사 일정이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으로 화, 수, 목 3일 동안 8개 과목에서 월, 화 2일 동안 8개 과목으로 시험 일정의 변경이 있었고, 중간고사를 조금 잘 봤다는 생각에 학원 다니는 아이들보다 공부를 게을리한 것, 시험 시간에 시간 조절을 잘못하여 시간 내에 풀지 못한 문제가 많았던 것, 그리고 검토 과정에서 처음에 선택한 답을 고쳐 틀린 것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기말고사 성적이 중간고사 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나이스에 기말고사 결과가 발표된 후 첫째는 지난 기말고사 때의 문제점을 찾아내어 겨울방학 동안 학원에 다니지 않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계획을 세워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다. 공부는 영어와 수학으로 수학은 EBS 교재를 이용하여 2학년 1학기 과정을 선행하고 있고, 영어는 1학년 때 공부했던 유튜브의 강의를 반복해서 보고 있다.

둘째는 3학년 때 배웠던 수학의 기초 개념인 두 자릿수의 곱셈, 나눗셈, 분수 계산을 복습하고, 받아쓰기 연습, 또박또박 글자 쓰는 연습을 하였다. 셋째는 1학년 때 배웠던 수학의 기초인 덧셈과 뺄셈, 글자 쓰기 연습을 하며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이들이 스케이트장이나 친척 집에 가지 못해 TV, 컴퓨터, 핸드폰의 사용 시간이 늘어났다. 잠자리에 들어가는 시간도 늦어지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늦어지고 있다. 아마 이것은 필자의 집에서만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초·중학생이 있는 집 대부분에서 생기는 문제일 것이다. 부모가 맞벌이하는 집이라면 어쩌면 문제가 더 클 수도 있다.

이제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고의 개학이 며칠 남지 않았다, 기나긴 겨울방학 동안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바꾸어주어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1, 2학년), 고등학교 3학년은 매일 출석(대면) 수업을 한다고 하고, 나머지 학년은 온라인(비대면)과 출석 수업을 병행한다고 한다. 출석 수업을 위해 학교에 가거나,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기 위하여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들어간다. 그러나 올해 단계적 접종 대상에서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은 제외된다. 그리고 학교 교직원, 돌봄전담사 등 교육계 종사자는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아 올해 3분기부터 지역감염 차단을 위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대규모 접종 단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게 될 전망이다. 개학을 앞둔 부모로서 아이들의 건강 문제에 큰 걱정이 된다.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매일 정신 교육도 하고, 자가 진단을 열심히 하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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