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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포스트코로나時代, ‘분권’은 지역 정신의 귀환 (2)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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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3.04 17:59
  • 기자명 By. 충청신문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실제 동북아 국가들의 배타적 민족주의 발흥은 더욱 심각한 상태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미-중간 패권경쟁으로 전통적인 국제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한-중-일-러, 그리고 북한은 정권의 안정화를 위해 극우적인 안보 포퓰리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선택은 한-중-일 삼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혐오와 증오가 높아지고 있으며, 중국을 경계하고 일본을 불신하는 한국인의 미움도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한-중-일 삼국이 겪었던 식민지 지배와 전쟁의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대립과 적의가 극에 달했던 근현대사의 역사적 경험은 서로에게 증오와 원망을 보다 쉽게 쏟아내는 심리적 배경이 된다.

이러한 심리는 다시 국내 정치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기득권과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 코로나와 경제침체 등으로 촉발되는 국내의 불만과 위기를 타국에 대한 적의와 증오로 해결하는 것은 오래된 국가 정책의 하나다. 권력과 체제를 유지하고 싶은 동북아 기득권들은 이를 놓칠 리 없다.

분열과 고립을 통해 위기를 은폐하려는 유혹은 한-중-일을 긴장 관계로 몰아넣는다. 위기를 적의로 풀어내는 국가 간 대응 방식은 다시 전체주의적 국가주의를 강화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위기가 강조될수록 개인들은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권위주의적인 대상에 의존하게 된다. 이는 연대와 자율에 기반한 민주주의의 후퇴를 유발한다.

팬데믹 위기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서 전체가 개인보다 우선하는 경직된 사회는 희망이 없다. 팬데믹과 같은 동시다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위기가 발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의 발빠른 대응과 시민 간 연대가 핵심이다. 위기의 징후를 포착하고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현장에 있다. 중앙의 명령을 기다리면 때를 놓친다.

자율적이고 민첩한 판단과 행동, 그리고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책임만이 위기를 통제할 수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가장 작은 단위, 즉 시민 개개인이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잘게 쪼개는 것은 팬데믹 시대에 필연적인 선택이다. 앞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로의 체질 전환은 안전 사회를 위한 조건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자율적이고 연대하는 시민의식으로 코로나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대한민국이 보여준 위기 극복의 원동력을 살펴야 한다. 정부는 그 원동력을 開放性과 透明性, 民主性으로 요약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것을 뒷받침한 것은 역시‘分權性’에 있으며 그‘地域’이 갖고 있는 풀뿌리 시민의식의 포용적인‘連帶性’이라고 본다.

그 연대성은 고도로 응축된 초연결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포용력을 지닌 시민이 민주적 행위자로 참여할 때 전 사회가 위기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옛 百濟王國의 지역 충남도 양승조 도지사가 통 큰 결단력을 보여준 우한 교민 수용시설 지정(경찰인재개발원:충남 아산시 소재)에 따른 즉각적인 분권성 포용은 충남도민(특히, 아산시민)의 연대와 실천이 코로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오는 데 있어서 모든 것의 시발점이었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우한 시민을 포용한 아산 시민들의 대응 방식에 ‘뉴노멀’의 실마리가 담겨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 우리는 아산이 보여준 시민적 포용과 연대의 정신을 기록하고 국가와 세계적 차원으로 확장해야만 한다. 아산 시민이 보여줬듯 개방성과 투명성, 민주성, 그리고 지역적 커뮤니티인 ‘분권성’에 기반을 둔 지구적 시민 연대가 힘을 받는다면, 분열과 고립으로 나아가는 국가주의적 움직임도 둔화될 것은 자명하다.

외부를 향한 적의를 내부의 민주성으로 순화하고 갈등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가는 그 힘이야말로 시민연대의 본체다. 보다 강력한 지구적 시민 연대는 코로나 같은 위기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세계적 네트워크의 백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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