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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소파(SOFA)개정과 전시작전통제권 회수

김대유 전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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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3.17 16:26
  • 기자명 By. 충청신문
김대유 전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김대유 전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공신력 있는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2020년 국제 군사력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의 군사력을 세계 138개국 중 6위로 기록하고 있다.

한국군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강력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세계적인 군사 강국이 동북아시아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가 동북아권에 속하고 한국은 그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1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은 동북아 군사 강국들의 전쟁터가 되었다.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를 침략하기 위한 발판으로 조선을 병합했고, 그 과정에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이 발발, 그 결과 2차 세계대전의 일본침략 전쟁인 대동아전쟁으로 동북아는 폐허가 되었다.

한국의 군사력은 동족상잔의 6.25를 겪으면서 구조화되었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면서 현대화를 구축했다. 그 배경에 미군의 지원이 있었다. 일본과 한국의 군사력은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고 미국이 한일 양국의 군대를 키운 목적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한미전시작전통제권은 이승만 정권의 북진 계획으로 인해 정전협정이 미국과 중국, 북한의 주도로 이어지면서 발생했다. 6,25전쟁이 없었다면 한미전시작전통제권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로 인해 오늘날 미국은 세계 6위의 군사 강국 한국을 군사적 속국으로 거느리게 되었고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에 이어 사실상 작전권 이양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

한국은 세계의 독립 국가 중 군사작전권을 상실한 유일한 나라다. 군대가 해체돼 아예 군대가 없던 한일합방 기간을 제외하고는 우리 민족이 군대를 보유하고 있던 5000년 역사에서 군사주권을 잃은 적은 한번도 없다.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만약 한중 전쟁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미국과 일본의 연합군이 한국군을 지휘해 한국군을 서해바다로 밀어넣을 것이다. 지휘권이 없는 한국군은 미일 연합군의 선봉에 서서 중국군과 대리전을 벌일 수 밖에 없고, 서해바다는 우리 젊은이들이 피로 붉게 물들 것이다.

역사의 데자뷰가 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때 20만 명의 조선 청년을 총알받이로 써먹었고 20만 명의 여성을 성노예 위안부로 끌고 갔으며 20만 명의 장년들을 징용으로 희생시켰다. 군사주권이 없다는 것은 이러한 역사가 얼마든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전시작전권 회수는 슬픈 역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다. 지금 한미전시작전통제권(이하 작전권)을 유지하는 두 개의 버팀목은 미군을 추종하자는 일부 전직 국방장관 및 장성들을 비롯한 극우세력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이다. 낡은 이데올로기로 위장해 작전권 조기 회수를 반대하는 세력은 매국매족의 행위자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평등한 소파(SOFA)의 개정은 아직 제자리 걸음이다. 소파는 10여년 째 표류 중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미군의 한국 내 범죄 행위에 대한 재판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반환 진행 중인 미군 기지 관련 기초 환경정보(BEI)조차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개최된 제201차 주한미군지휘협정 합동위원회에서 문제가 제기된 탄저균 실험실 패쇄 관련 건은 안건으로 다루지도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해 11월 ‘한-미 SOFA 개정 국회 토론회’를 통해 환경 주권 회복을 위한 한-미 SOFA 개정 논의가 시작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고 희망의 실마리는 잘 풀리지 않는다.

미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로 중국을 견제하는 군사적 이익을 얻고 일본은 정보 보호 협정으로 한국군의 정보를 이삭 줍듯이 얻어가는 마당에 세계 6위의 군사 대국인 한국군의 자존심과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

한국은 불안한 가운데 지난 70년간 정전의 상태로 평화를 겨우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북한의 국지전과 미일의 대중국 해상충돌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실제 한미일, 중국의 군사 대치 상황은 매우 위험하고 재래 전쟁의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우리 국민은 작고 사소한 분쟁도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일 전쟁의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한국군의 작전권만큼은 한국에게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동북아 평화를 열어갈 한국군의 전시 작전권 회수는 불평등한 소파개정으로 그 첫걸음을 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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