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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다시 3월,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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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3.25 15:18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다시 3월이 돌아왔다. 3월이 되면 자연은 새로운 생명을 움트고, 우리에게 활력을 주는 시기이다. 초·중·고 학생들은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거나, 한 학년 위로 올라가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고 사귈 수 있는 시기이다. 대학도 신입생이 들어옴으로 인해 학교에 새로운 활력이 생긴다. 대학은 초·중·고와는 달리 신입생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다.

3월이 되면서 필자의 아이들도 개학하였다. 중학교 2학년인 큰아이는 2주 등교, 1주 온라인, 초등학교 4학년인 둘째는 격주 등교, 2학년인 셋째는 매일 등교하고 있다. 작년 이때쯤과 비교했을 때 출석 수업일수가 상대적으로 더 늘어났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와 셋째는 방과후학교에 등록하여 화요일 오후는 수업이 끝난 후 비행기와 드론을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어찌할 바를 몰랐던 작년과 달리 올해의 학교는 온라인과 출석 수업의 변화만 있을 뿐, 2년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차분하게 새 학기를 시작하고 있다.

개학하면서 필자는 아이들 때문에 몇 가지 걱정이 생겼다. 아마 이 걱정은 필자뿐만 아니라 모든 학부모의 걱정일 것이다.

첫째, 우리 아이의 학력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학력 격차가 커졌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기초 학력 미달 학생들이 대거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혹시 내 아이가 여기에 들어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든다. 필자의 아이들 셋 모두 3월 첫째 주에 학교에서 기초 학력 진단평가를 보았다. 기초 학력 진단평가를 보는 이유는 학습이 부진한 학생을 초기에 관리해 교육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하려고 학기 초 시행하는 시험이다. 올해 기초 학력 진단평가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학력 격차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간 코로나로 등교 수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중위권 학생의 비율이 줄고, 교육 격차가 심해질 것이라고 하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기초 학력 진단평가 결과는 학교에서 부모에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담임 선생님께 전화로 물어보든지 아니면 3월 말에서 4월 초에 실시하는 학부모 상담주간에 직접 물어보는 방법밖에 없다.

둘째,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이다. 아이들이 개학할 무렵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하는 우리나라의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 통계를 살펴보면 300명대 후반에서 400명대 중반의 범위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400명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필자가 사는 곳은 대전으로, 질병관리청에서 매일 발표하는 보도자료의 통계치를 보면 대전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잘 통제되는 듯하다. 우리나라 17개 시·도 중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번째로 적다. 대전보다 확진자 수가 적은 지역은 세종, 울산, 전남, 제주뿐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2월 26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을 발표하였다. 현재 약 70여만 명 정도가 접종을 완료하였으며, 1차 접종 후 2차 접종을 시작하고 있다. 4월 초부터 65세 이상의 노인들부터 코로나 고위험군의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고, 3분기인 7월에서 9월까지 대다수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진다면 11월쯤 우리나라에 집단 면역이 생기게 되리라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그러나 18세 미만의 어린이, 청소년, 임산부의 접종계획은 아직 없다. 현재 개발된 백신은 18세 이상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임상 3단계까지 검증되었다고 하지만, 18세 미만 청소년, 어린이, 영·유아, 임산부 대상의 임상은 인제야 1단계를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백신의 안전성 문제로 많은 논란이 있어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예방효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아주 빨라야 올해 하반기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올해 아이들의 학습은 집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작년의 경우 아이들은 등교 수업 시간보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학습한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학교와 담임 선생님께 가장 아쉽다고 생각하는 점은 집에서 한 온라인 학습에 대한 점검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e학습터의 온라인 학습을 한 다음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를 작성하고, 셋째는 EBS 방송을 보고 ‘학습 꾸러미’를 작성하는 것이 전부였다. 작년에 둘째와 셋째는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으로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와 ‘학습 꾸러미’의 작성을 매우 어려워하여 엄마, 아빠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것은 아마도 필자의 집에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자유학기제로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없었고, EBS 온라인 클래스를 보는 것이 전부였다. 2학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보았지만, 나이스에서 아이의 문항별 정오표와 과목별 점수, 전체 평균 정도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아이의 성적 분석이나 석차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 만약 사교육을 시켰다면 학원에서 단원평가 등을 통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성적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부족한 학습 영역을 찾아내어 보충을 시켜주었을 것이다. 올해는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학력 향상을 위해 아이들의 학습 결과에 대한 학교나 담임 선생님의 점검이 있었으면 좋겠다.

1년 동안 코로나19가 우리의 생활과 문화를 많이 바꾸어 놓았다. 연일 4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오지만, 우리 아이들은 등교 수업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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