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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공의료 확충,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입니다

정진항 한남대학교 법대 교수·GS창의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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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4.19 19:22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진항 한남대학교 법대 교수
정진항 한남대학교 법대 교수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현재까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1만688명, 사망자는 1775명(2021년 4월 13일 기준)에 이르고 있다. 물론 세계가 주목한 k-방역의 성과와 그 중심에 건강보험제도가 있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 피해규모가 작은게 현실이지만, 보완해야할 점도 많다. 그 중 하나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한계로 일컬어지는 공공의료 기관의 부족이다.

작년 대구에서는 코로나 중증환자 급증으로 인한 병상 부족으로 환자가 자택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하였고,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기인 작년 12월 또한 병상부족으로 8명의 환자가 자택에서 사망하였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은 총 221개로 전체 의료기관 대비 5.5%, 병상은 9.6%에 불과하며 OECD국가 평균의 1/10수준으로 최하위이다. 그마저도 건보공단 일산병원,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등 일반의료 중심 공공의료기관은 63개로 충분한 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지역별로 편중되어 70개 진료권 중 27개에는 공공병원이 전무한 상태이다. 이렇게 부족한 공공병원에서 민간의료기관이 기피하는 코로나19 입원환자의 80% 가까이를 담당하였다.

만약, 적정규모의 공공의료기관이 지역별로 균형있게 분포되어 평소에는 일반적인 진료를 제공하고, 국가적 재난·재해·응급상황 발생 시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대규모 확산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기타 질환 환자들의 의료서비스 또한 원활히 이루어졌을 것이다. 더불어 공공의료기관은 과잉·과소 진료가 아닌 표준 진료를 제공하므로 합리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건강수준이 향상될 것이며 건강보험 지출감소 및 적정 보험료 체계가 구축되어 건강보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들어 신종감염병이 4~5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 유엔 산하기관인 IPBES(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 정책 플랫폼)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등 최근의 인간 활동으로 자연 및 생태계가 급속히 파괴되고 있는 탓에 바이러스가 종을 건너 퍼져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이로 인해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의 수는 82만 70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바이러스 또한 이러한 영향에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위협과 한계 속에서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한다. 코로나19를 교훈삼아 그 첫걸음은 감염병 확산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이고 즉각적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공공의료 확충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코로나 19를 계기로 많은 국민이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체감하였다. 지난해 6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실시한 전국민 코로나19 경험·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4%가 ‘의료서비스는 공적자원’이라고 동의했다.

우리 지역에는 319병상 규모의 대전의료원 건립이 2026년 완공예정으로 추진되고 있어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언제까지나 ‘우리를 지켜낸 영웅, 희생’이라는 수식어로 소수의 병상과 인력에 기댈 수는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공공의료 확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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