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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스님의 마음이야기] 세상을 잘 꾸려봅시다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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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5.06 16:16
  • 기자명 By. 충청신문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이야기는 어느 시절의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불가에서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 마을은 상당히 큰 마을이었습니다. 근처에는 큰 산도 있고 냇물도 흐르고 평화로운 곳이었습니다. 그 마을에는 풍족하게 사는 집안이 있었고 거기에는 미모와 학식이 풍부한 예쁜 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여자아이의 어머니가 자신의 딸이 임신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을 차마 누구에게도 알이지 못하고 쉬쉬하였으나 때가 되면 아이는 밖으로 나오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아버지에게 들켜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습니다. 그 아버지는 당장에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하기를 다그쳤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녀의 입에서 나온 답은 뒷산 절에 있는 주지 스님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절로 올라가 그 스님을 끌어내어 아이를 안겨주고는 산에서 내려갔습니다. 그 소문은 순식간에 온 마을에 펴졌고 그 스님은 순식간에 파계승에 아버지가 되고 절에서 쫏겨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아이의 젖을 먹여야 해서 마을에서 젖동냥을 하였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겨우겨우 아이를 보살피며 지내는데 어느 누구의 어떠한 말에도 변명이나 대꾸를 하지 않고 묵묵히 지냈습니다. 그 사실을 그 여자아이도 알고 있었지만, 마음만 아플 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사실대로 말을 하여 애기 아버지가 다칠 것을 염려한 나머지 평소에 자신의 어머니를 따라다녔던 절에 주지 스님이 아이 아버지라고 둘러대면 일이 쉽지 않을까 해서 그랬던 것인데 자신의 마음이 그렇다고 편안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사실대로 아버지께 말씀을 다시 드렸습니다. 그리하여 아이를 다시 데려오게 하였고 그 스님에게 어떠한 사과를 할 수가 없었는데 스님은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무수한 일들이 일어나고 수많은 말속에 자신이 들어가기도 하고 남을 들여놓기도 합니다. 그리고 소문을 확인 없이 믿기도 하고 사실을 알 때까지 묵묵히 동요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각자 어느 쪽에 속하는 가요? 특히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는 더더욱 많은 소문이 있기 마련이지요. 많은 사람이 질투하는 자리에 오른 사람에 대해서는 그 소문의 과장이나 퍼지는 속도가 상상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생활 도구가 있는 이 시대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의 잘못은 자신이 제일 잘 안다고 이야기 속에 나온 그 스님은 엄청난 스님으로서 가장 치명적인 소문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아무런 말씀하지 않으시고 그저 어린아이가 불쌍해서 그 아이만을 돌보았습니다. 진실은 어느 누가 은폐하려 해도 불가능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갈 만한 위치에 놓이게 하는 소문에 휩싸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아마 십중팔구는 설사 그 소문이 근거가 있더라도 아니라고 끝까지 발뺌을 하는 데에 여념이 없을 겁니다. 대게는 자신이 그렇게 되는 것은 싫으면서도 남의 말을 근거 없이 쉽게 하는 것이 또한 우리들의 중생심 이지요.

우리들은 어제나 자신을 위해 주변에 모든 것들을 자신의 주변으로 끌어모아서 자신을 포장하려는 것이 대부분의 심리입니다. 그것을 부처님께서는 ‘중생심’이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자신들 각자의 생활 속에서의 마음 흐름을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을 소유하고자 하는 것 가운데 남이 가진 것을 탐내어서 권력이나 재력으로 빼앗으려 하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되지 않을 것 같은 경우에 사용하는 도구 가운데 하나가 ‘소문’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심리라는 것이 뭔가 구미에 당기는 말인 경우에는 그 진실과 거짓을 따지지 않고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것을 군중심리를 이용한다고 하지요. 사람은 두뇌가 있고 판단력이 있습니다. 진실이 아닌 것에 더 이상 현혹되어 세상의 흐름이 잘못되어지고 자신과 세상의 미래가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되지 않게 각자가 마음을 잘 사용해야 합니다.

각자의 마음을 잘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마음의 결정 마지막 선택자는 자신입니다. 어느 누가 어떻게 꼬드겼더라도 결정은 자신이 한 것입니다. 그러니 잘되고 잘못되고는 누구를 탓할 것이 아니지요. 그리고 잘못된 선택을 하였었더라면 과감히 잘못을 시인하고 방향을 다시 잡으면 되는 것입니다.

옛이야기에서 의미하는 것처럼 서로 믿고 진실이 아닌 확인되지 않은 것에 동요하지 말고 지금 현 사회의 가장 큰 병폐 가운데 하나인 집단 이기주의 즉 자신의 소속한 단체만이 옳으며 그 단체만의 이익과 단결을 유지하려 하고 남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세상을 조각내는 마음을 버리고 지혜롭고 냉철한 판단력을 가지고 세상을 꾸려 나간다면 우리들의 미래는 밝고 희망찬 사회가 되리라고 봅니다.

서로의 믿음이 어느 것보다 소중하다.
서로의 믿음이 깨지면 세상은 조각나니
어느 특정한 조건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서로가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서
세상을 행복하게 미래를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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