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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천안 A중학교 집단학폭에 피해학생 음독

학교 측 담임교사 등 심각성 인지못한 채 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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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5.10 15:43
  • 기자명 By. 장선화 기자
(충청신문DB)

교사의 학폭 모르쇠로 극단적 선택 내몰린 중1 여학생

[충청신문=천안] 장선화 기자 = "저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멈추게 해달라고 도움을 구했지만 선생님 또한 그들의 편에서 저를 보고 있었어요. 선생님도 밉고 친구들도 미워요."

이는 지난달 5일 또래 패거리들로부터 계속된 학교폭력에 맞설 힘을 잃은 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천안 A중학교 B양의 피맺힌 절규다.

B양의 비극은 지난 3월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소재 A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학폭에 시달려온 B양이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학교 측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방임해 문제가 확대된 것으로 비난받고 있다.

입학 초 10여명의 학생들이 ‘너랑 친하게 지내려는데 핸드폰 번호가 뭐냐’며 강제적으로 번호를 받아간 것이 학폭의 시발점이다.

이들 학생들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은 물론 교사가 있는 수업시간 등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B양을 괴롭혔다.

그들은 "재수 없는 애가 이 학교에 다니는지 모르겠다", "그냥 패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고 만다"는 등 온갖 막말과 험담으로 고통스럽게 해댔다.

특히 수업시간에 발표하는 B양을 향해 ‘개소리다’ ‘헛소리다’ '구역질이 난다’ 등으로 비웃고 낄낄거리며 조롱했으나 교사는 이들에 대해 단 한마디‘조용히’가 전부였단다.

B양은 이 같은 시달림에 "지난 3월부터 학폭을 상담하고 해결방법을 기다렸으나 묵묵부답이었다"며 담임교사를 원망했다.

학생들의 괴롭힘은 점점 잦아지고 심해지자 B양은 급기야 증거자료로 녹취록을 확보해 담임교사에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담임교사는 "이들이 괜히 그러겠냐. 네가 실수한 것이 있으니 그런 거 아니냐"는 등 오히려 문제를 B양이 야기한 것으로 치부해 버렸다.

학생으로서 고민을 상담하고 의뢰할 마지막 보루로 생각했던 담임 선생님의 차가운 한마디에 희망을 잃은 B양은 더 이상 버틸 힘조차 잃고 말았다.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음독을 시도했으나 가까스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음독시도 다음날인 지난달 6일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등교해 보건교사에게 약물 과다복용을 알렸으나 학교 측은 이 또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특히 담임교사의 경우 “가해 학생들과 B양을 함께 불러 강제적 사과를 종용, 사과를 받으라고 강요하며 수업시간에 따로 한 공간에서 2시30분 동안 가둬놓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를 전해들은 B양 학부모는 담임선생에게 "학교에 방문해 항의하겠다"고 하자 담임교사가 "방문 예약은 했나. 예약 없이 함부로 학교에 찾아오는 게 아니라고 꾸짖듯 만류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문제의 담임선생은 "의견서를 교육청에 모두 전달했으며 보건선생으로부터 음독관련 소식을 듣고 B양과 상담, 마음을 잘 추스르도록 도와주려한다"고 밝히고 "가해학생들의 경우 현재 학폭위에서 조사 중으로 지켜보면서 계속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고 책임자인 A중학교 교장은 "절차와 규정에 따라 진행 중으로 자세히 설명을 해야 하나"며 따져 묻는 등 신경질적 반응으로 인터뷰 자체에 불만을 표출했다.

A중학교 교감 또한 "수면제 복용을 보건교사를 통해 알게 돼 '위기관리위원회'를 열긴 했다"고 밝히고 "3월부터 시작된 학폭이 지금까지 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인터뷰를 거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같은 A중학교의 학폭사태에 대해 천안교육지원청은 "화해 과정에서의 소통부족 관련 문제점에 대해 학교 측에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도교육청과 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사안과 관련 담임교사의 절차상 문제점과 피해학생에 대한 2차 피해발생 시 행정조치 안내 및 빠른 시일 내 학교폭력위원회의 개최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B양은 심신안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며칠째 등교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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