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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가장 핫한 둔산동서 '청춘 '속살'을 본다

방지윤·유봉훈 작가 첫 사진전 '비꽃', 20일까지 더빔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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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5.13 12:46
  • 기자명 By. 권예진 기자
방지윤 작가(왼쪽)와 유봉훈 작가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권예진 기자)
방지윤 작가(왼쪽)와 유봉훈 작가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권예진 기자)
[충청신문=대전] 권예진 기자 = "당신들의 청춘 자화상은 어땠나요? 고뇌 가득한 시기였나요, 아니면 화려한 봄날이었나요."

전시장에 걸린 사진들이 나지막히 말을 건넸다.

미숙했고 미래가 불투명했던, 그래서 조바심에 발 동동거리는 청춘들의 모습이 갤러리에 가득했다.

며칠전 유봉훈 작가와 방지윤 작가 공동전시회 ‘비꽃'이 열리고 있는 더빔 갤러리를 찾았다.

이들은 사진동호회에서 인연이 돼 의기투합했다.

'비꽃'은 빗방울이 지상에 떨어지며 피워내는 찰나의 꽃모양을 뜻하는 예쁜 우리말로 작가는 흔들리는 청춘들을 보며 비꽃이 떠올랐다고 한다.

방 작가는 아이들을 사진에 담는 취미로 시작해 깊이 있는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결심이 서면서 다큐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유 작가는 젊은 시절 시를 쓰며 만나게 됐던 문학적 감정이 인생 후반기에 만나게 된 사진촬영을 통해 되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두 작가는 본격적으로 사진활동을 시작하면서 '대전을 담아낸다'는 생각으로 독특한 문화를 가진 둔산동의 ‘흔들리는 아침’을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촬영해 첫 전시회인 '비꽃 사진전'에 녹여냈다.

대전에서 가장 청년들이 많이 찾는 둔산동 타임월드 인근에서 술에 취한 청춘들을 사진에 담아내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새벽시간대 비틀거리는 청춘이 처음에 낯설었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무엇이 저들을 이 거리로 내몰았을까. 이런 의문에서 작업이 시작됐다.

어떤 때는 사진을 찍자마자 여학생이 달려와 카메라와 손목을 잡아채고 놓아주질 않아 그가 술이 깰 때까지 경찰서에서 몇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다.

그러나 꾸준히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에 사진을 찍다 보니 청년들도 언제부턴가 작가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와 가까워진 젊은 친구들은‘저 오늘 사진 찍어주세요’하고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길게는 8년이 지난 지금, 그들이 어떻게 성장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하다며 두 작가는 웃음 지었다.

처음에는 작가들도 만취한 청년들을 찍는 게 '이게 맞나'하고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고 한다.

'어쩌다 저렇게 술을 많이 마셨을까'라고 생각하며 자식을 둔 부모 마음으로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청년들을 보면 걱정부터 앞섰다고.

그러나 작업 하는 햇수가 늘어나면서 그들이 사랑하고 아파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감동을 느끼게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부터 성숙한 이는 없다.

아파하고 경험하며 어른이 돼 가는 것이다. 사진에 담긴 청년들을 보며 질타보다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면 어떨까.

지금의 청년에게 공감하는 시간과 내 인생의 '비꽃이 피었던 날'을 떠올리며 웃음 짓는 전시가 됐으면 하는게 작가들의 바람이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유성 덕명동 더빔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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