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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짜뉴스 근절 위해 유권자 미디어 리터러시 장착을

강현희 대덕구선관위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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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6.06 14:26
  • 기자명 By. 충청신문
강현희 대덕구선관위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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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당시 폭스뉴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국 주류 언론과 트럼프 사이의 정치적 대립은 극에 달했고 트럼프를 비난하는 기사와 주류 언론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며 트럼프를 옹호하는 기사들이 각종 SNS에 홍수처럼 범람했다.

문제는 그 기사들 중 상당수가 정치적·경제적 목적을 위해 자료조작과 통계의 오류를 바탕으로 생성한 가짜뉴스(Fake news)였다는 점이다. 진실과 거짓이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뒤섞인 광풍 속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진실인가’가 아닌 ‘무엇이 트럼프에 관한 기사인가’였다. 진실의 중요성이 저 멀리 밀려난 듯했다. 전례 없는 정보 혼란 속에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는, 임기 초부터 2020년 바이든에게 패배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트위터를 활용하여 가짜뉴스 관련 여론전을 멈추지 않았다.

가짜뉴스는 물론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거철이 다가오면 ‘가짜뉴스 유포 ○○씨 고소’, ‘가짜뉴스 엄중대응’과 같은 제목의 기사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짜뉴스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가짜뉴스에 대응하여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팩트체크’ 뉴스나 사이트가 등장하고 가짜뉴스를 판별하기 위한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철마다 ‘비방·흑색선전 TF팀’을 구성하여 유권자의 판단을 왜곡하는 허위사실공표에 적극 대응하고 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지능형 선거범죄 대응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가짜뉴스의 근절을 위해서는 이러한 제도적·기술적 대응은 물론 유권자 한명 한명의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다. 가짜뉴스를 계속 잡아내도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범람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가짜뉴스의 유혹이 매우 달콤하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는 직관적·자극적이고, 같은 정치적 신념을 지닌 집단에 강하게 어필한다. 따라서 가짜뉴스는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그 작성자는 정치적·경제적 목적을 손쉽게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뉴스기사의 소비자, 즉 유권자가 이런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고 객관적·비판적으로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눈을 기른다면 가짜뉴스는 자연스레 힘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러한 능력을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라 한다. 방송에서 흔히 보는 ‘팩트체크’가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의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다음에 소개하는 것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에서 제시한 온라인 허위정보 대응 방법인데, 일상 속에서 미디어를 접할 때마다 이러한 기준들을 지속적으로 적용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가짜뉴스에 현혹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고, 이름만 유사한 기관을 사칭하지는 않는지 의심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저자를 확인하고, 이름이 있다면 이 사람이 과거에는 온라인에 어떤 글을 게시했는지, 실재하는 인물인지 확인하라는 것이고, 셋째는 언제 어디서 만들어진 정보인지 확인하고 동영상·사진에서 발생 시간과 장소를 분명히 할 수 없다면 의심하라는 것이며, 넷째는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정보를 다른 기관에서도 다루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섯번째는 정보가 과도한 불안, 분노, 공포를 불러일으킨다면 이 정보가 나에게서 이런 반응을 이끌어내려 의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라는 것이다.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벌써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정부 차원의 노력은 물론 유권자 개개인의 미디어 리터러시 장착으로, 이번 선거가 가짜뉴스로부터 자유로운 깨끗한 선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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