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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년 최저임금 인상 놓고 설왕설래, 그 배경과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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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7.14 14:35
  • 기자명 By. 유영배 주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여기서 말하는 설왕설래는 인상 폭에 대한 노사 반응을 의미한다.

그 핵심은 모두가 반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은 진통 끝에 올해보다 5.1% 오른 9160원으로 결정됐다.

지역 경제계가 충격에 빠진 이유이다.

그 수치는 최근 2년간 인상 폭인 2.9%(2020년), 1.5%(2021년) 대비 높아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위기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경제성장률을 고려했다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인 작금의 상황에서 성장률을 논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이와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시작한 정부의 ‘희망 고문’이 임기 마지막해에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마무리된것과 다름없다”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올 경제성장률 4%에 물가 상승률 1.8%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0.7%를 빼 인상률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월 단위로 환산하면 191만4440원으로 올해보다 9만1960원 올랐다.

이번 인상률은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 가능성을 부분적 반영한 결과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이 같은 결정이 경영계와 민주노총이 퇴장한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5.1%로 마무리됐다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노사 모두가 반발하고 있는 셈이다

그 파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경영계는 이에 대해 “악재가 겹쳤다”는 반응이다.

인상률 5.1%는 1.8%대인 물가 상승률을 한참 상회한 것으로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라며 결국 투잡, 쓰리잡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의미심장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이른바 투잡 쓰리잡은 최저임금 인상 폭 대비 실질적인 소득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을 의미한다.

소상공인들의 반발과 우려 속에 아르바이트 자리는 더 줄고 물가는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저임금이 5% 오를 때 일자리가 최대 10만개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고용자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도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이유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인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찬반 여론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높아진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힘든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해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가족 단위 소규모경영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주 15시간 미만 알바 등 초단시간 근로자가 사상 최대로 늘어난 그 배경과 향후 해법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반면 1만원 달성을 주장한 노동계가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외면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동전의 양면과 다를 바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 어느 한쪽의 주장만이 작금의 난제를 풀어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논리이다.

해마다 약방의 감초격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노사가 자기주장만 내세우며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이유이다.

이제는 우리가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선진국 진입이라는 우리의 위상에 걸맞게 최저임금 또한 노사 모두가 공감하는 해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나 적어도 노사 모두가 체감하는 이른바 객관적인 기준과 전문가의 의견이 최대로 반영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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