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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공주시 고분 명칭 바꾼다

‘송산리고분군’ 대신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으로 바꿀 것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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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7.15 18:57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공주 송산리고분군(무령왕릉) 모습.(사진=정영순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공주 송산리고분군(무령왕릉) 모습.(사진=정영순 기자)
[충청신문=공주] 정영순 기자 = 지난 50년간 ‘송산리고분군’으로 불려왔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주 ‘무령왕릉’이 마침내 본명을 되찾았다.

왕가의 위엄과 실체적 권위를 가진 무령왕릉을 놔둔 채 초기에 지정된 명칭인 송산리고분군으로 써야만 했던 속앓이를 반세기만에 해결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14일 사적분과위원회를 열어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송산리고분군→무령왕릉’ 명칭 변경 안을 논의한 끝에 지금까지 쓰고 있던 ‘송산리고분군’ 대신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으로 바꿀 것을 의결했다.

이날 위원회는 ‘무령왕릉’ 단독표기를 포함해 이 표기가 포함되는 ‘무령왕릉과 백제왕릉’, ‘무령왕릉과 송산리고분군’ 등 다양한 안을 두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왕릉의 역사성과 학술성 및 기존에 분포돼 있는 주변의 고분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이 가장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왕의 무덤이라는 핵심 가치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고분군’으로만 돼 있는 기존 표기가 왕릉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일반 무덤과 차별화가 되지 않았던 문제 등이 명칭 변경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명칭 서두에 ‘공주’라는 지명을 넣어 줌으로써 무령왕릉이 공주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상시 홍보할 수 있게 된 점도 지역사회 홍보 확대 측면에서 큰 소득으로 평가 받는다.

문화재청은 이번 심의에서 ‘능산리고분군’으로 돼있는 부여 사적지도 ‘부여 왕릉원’으로 바꿔 주었다.

공주 시민들은 백제역사지구 중심유적 무령왕릉의 위상을 마음껏 부각시킬 수 있게 됐고, 명칭의 중복 사용에 따른 불편과 혼선이 사라지자 ‘한’을 풀었다며 환호한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특히, 관심을 가져준 언론인과 시민 및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산리 고분군의 사적 명칭 변경은 물론 추후 세계유산 지정 명칭 변경 추진을 제안했던 오희숙 공주시의원은 “시민들의 여망이 실현돼 기쁘고, 무엇보다 백제의 중흥을 이끌었던 무령왕을 뵐 면목이 없었는데 이제 홀가분해졌다”며 “전향적인 결정을 내려준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공주시 참여연대 서봉균 사무국장은 “일제강점기에 송산리에서 발견된 무덤이라는 의미로 지어진 명칭이 그대로 쓰여 오면서 선조들에게 늘 죄짓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마음의 빚을 씻을 수 있게 됐다”며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에 이 같은 뜻 깊은 결정이 내려져 더욱 의미가 깊고, 이번 일을 위해 노력해준 관계 공무원과 학계 전문가, 시민들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시내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정환종(계룡환경 대표)씨는 “송산리고분군이 무령왕릉 지구를 지칭하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관광객들에게 설명할 때 의사소통에 항상 혼선이 있어 불편함이 컸다”며“이제는 명칭과 실제가 일치하는 명실상부한 무령왕릉이 됐으니 정말 감개무량하고 자랑스럽다”고 극찬했다.

명칭이 변경됨에 따라 문화재청은 이 내용에 대해 ‘변경 예고’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학계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일반인 등의 의견 및 자문을 받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 될 경우 최종 결론을 낸다.

지금까지의 과정과 당위성 등을 놓고 볼 때 이견이 없는 한 이번 명칭 변경은 무리 없이 확정 될 것으로 보인다.

변경 안이 확정 되면 정부 측은 국내는 물론 해외기관 등에 나가 있는 역사관련 안내문의 교체에 나서게 되고 교과서 내용과 각종 시험의 한국사 관련 부분의 수정에 들어간다.

공주시도 길거리 안내간판을 비롯해 팜플렛 브로슈어 홈페이지 등의 전면 수정에 나설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과거 ‘서울성곽’을 ‘서울 한양도성’으로, ‘통제영지’를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으로 하는 등 원래의 명칭을 찾아준 바 있다.

최근에 ‘압량유적’을 ‘경산 병영유적’으로, ‘쌍산 의소’를 ‘화순 쌍산 항일의병 유적’으로 바꾼 것도 같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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