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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미술관 기획전, '밤에 해가 있는 곳'에서 '연대'를 찾다

이응노미술관에서 27일부터 10월 10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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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7.27 18:02
  • 기자명 By. 권예진 기자
오주영 작가의 'Your Love is Fake as MIne'. (사진=권예진 기자)
오주영 작가의 'Your Love is Fake as MIne'. (사진=권예진 기자)

[충청신문=대전] 권예진 기자 = 밤에 해가 있는 곳.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2021년 이응노미술관 특별전'은 아이러니한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그 안에서 답을 찾는 우리를 보여주는 전시다.

그리고 작가들은 그 답을 '연대'에서 찾았다.

인류가 세상에 존재했던 순간부터 현재 코로나19로 팬데믹 시대를 맞이할 때까지 우리는 항상 연대해왔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어떻게 연대해왔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연대가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보여준다.

전시장에 처음 들어서면 우주·림희경 작가의 'it was beautiful'이라는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언젠가 생생하게 생명을 피워냈던 나뭇가지와 한 번도 살아있지 않았던 기계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며 공중을 부유한다.

작품은 살아있는 우리가 살아있지 않은 것에 온전히 의존한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우주·림희경 작가의 작품을 지나면 불투명한 거울 위 설치된 영상과 시가 마주한 공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얼핏 보면 뮤직비디오나 단편영화 같지만 송출되는 영상은 AI가 만들어낸 소설을 오주영 작가가 딥페이크 기술로 구현해 낸 것이다.

'Your Love is Fake as Mine'이라는 작품 제목은 "너의 사랑도 나만큼 가짜다"라며 간편하고, 빠르고, 쉽고, 그렇지만 영양가 있지는 않은 인스턴트 사랑을 좇는 현세대를 비춘다.

오주영 작가가 AI를 활용해 만들어낸 작품들은 어쩌면 무서울 정도로 인간과 닮아 있어 더 이상 기계와의 연대를 부정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기계와 연대해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이렇듯 이질적인 기계와 연대를 표현한 작품을 지나 3.4 전시장에 들어서면 익숙한 이응노 작품에서 연대에 대한 잔잔한 감정을 떠오르게 된다.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은 한자 좋을 호(好)를 표현한 작품이다.

좋을 호자는 본래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있는 모습을 형상화 했으나 이응노는 세 명의 사람이 함께 안고 있거나 손을 잡는 모습을 표현했다.

아내와 아들을 가족으로 둔 이응노에게 가족이라는 연대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시공간을 넘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전해진다.

4전시장에서는 대표적인 '군상'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살아오며 맺어왔던 연대의 순간들이 누군가에게는 예술로 누군가에게는 기록으로, 역사로 남겨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수없이 봐왔던 '마음은 가까이, 몸은 멀리'라는 응원 메시지를 통해 또 다른 방식으로 연대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번 전시로 앞으로 사람 뿐만 아니라 마주해야 할 다양한 대상과 연대해 나갈 방법을 고민해보면 어떨까.

전시는 오는 10월 10일까지 이응노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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