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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의 세 번째 방학,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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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7.29 14:24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코로나19 이후 필자의 아이들은 세 번째 방학이자 두 번째 여름방학을 맞았다. 중학생인 첫째는 15일부터 초등학생인 둘째와 셋째는 21일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한창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무렵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어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7월 4일, 둘째와 셋째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병설 유치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문자와 둘째 담임 선생님의 자녀가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가 되어 선생님께서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었다는 문자 연락이 이어서 왔다.

둘째는 온라인 수업 기간이 되면 매일 3교시까지 담임 선생님과 실시간으로 수업을 하였다. 7월 5일부터 온라인 수업 기간이지만, 담임 선생님께서 자가격리를 해야 해서 실시간 수업은 없고, ‘e학습터’의 과목별 콘텐츠 학습과 영어와 음악 수업만 온라인으로 하였다. 그리고 12일과 13일은 출석 수업 기간이었지만, 담임 선생님이 아닌 다른 반 선생님께서 시간마다 돌아가며 수업을 해주셨다. 다행히 둘째의 담임 선생님은 자가격리에서 해제되어 14일 학교에 정상 출근하셨고, 지난 5월처럼 학교에 더 이상의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필자의 아이들은 지금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하며 10일 정도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첫째는 독서와 그림 그리기, 유튜브 보는 것을 좋아하고, 둘째는 워낙 활력이 넘치는 아이라서 집에 있는 것보다 자전거를 타고 집과 학교 근처의 아파트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고, 유튜브 보는 것과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필자는 둘째가 자전거를 타고 놀러 나갈 때 다짐받는 것이 있다. 이 코로나 시국에 친구들과 놀면서 마스크를 벗으면 절대로 안 되고, 친구들과 신체접촉을 하면 안 되고, 친구들과 음식물을 같이 먹어서도 안 되고, 자전거를 타고 놀면서 교통사고를 조심해야 한다고 다짐을 받는다. 아직은 나이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밖에서 또래의 친구들과 놀 때,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스스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는 엄마, 누나와 같이 보드게임 하는 것, 형과 몸을 쓰며 노는 것, 유튜브 보는 것, 스마트폰 게임을 좋아한다. 물론 아이들의 엄마는 아이들이 오랜 시간 동안 유튜브 보는 것과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것에 정색하며 아이들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하여 아이들과 자주 마찰이 생긴다.

필자의 아이들은 지금 여름방학 중이지만 또래의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것보다 자기 스스로 학습 계획을 만들고, 그 계획에 따라 공부했을 때 얻은 성과가 잘 나왔는지? 아니면 잘 나오지 않았는지? 만약 잘 나오지 않았다면 어떤 이유로 계획한 것이 나오지 않았는지 시행착오를 통해 여름방학의 학습 계획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학습 방법은 학교급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중요하다.

필자의 첫째는 지난 1학기 영어, 수학의 기말고사 성적이 아주 안 좋게 나왔다. 아마 그 점수는 첫째 자신도 그 정도의 점수가 나올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 점수였을 것이다. 필자는 첫째가 기말고사 공부하는 것을 보면서 중2의 영어와 수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지나가는 말로 몇 번 알려준 적이 있었지만, 설마 그러려고? 하는 생각으로 첫째는 기말고사 준비를 하였다. 얼마 전에 첫째와 같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닌 친구의 부모님을 만난 적이 있었다. 만나자마자 그 아빠는 필자의 첫째가 공부를 잘하는지부터 물어보았다. 필자는 잘못한다고 말하였고, 친구의 아빠 역시 아이의 기말고사 성적에 실망했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그 집 아이는 1년 동안 영어와 수학 학원에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점수가 실망스럽게 나와 이제는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하였다.

중2의 영어와 수학은 아이들이 지금까지 공부한 영어, 수학과는 차원이 다르다. 중2 수학은 방정식, 부등식, 함수, 확률, 도형 등으로 구성되어 고등수학으로 들어가는 초입으로 정확한 개념 습득과 문제 풀이에서 계산 실수가 적어야 한다. 그리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25문제를 45분 혹은 50분 안에 풀어야 하므로 1문제당 2분 안에 정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야 한다. 필자의 첫째는 시간이 모자라 3~4문제는 못 풀고, 몇 문제는 계산 실수로 틀린 문제가 있었다. 영어는 수동태, 관계대명사, 시제 일치, to 부정사, 가정법 등이 나와 지금까지 국어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개념과 내용이다. 또한 중1 과정에서 개념이 잘 잡혀있지 않으면 따라가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리고 중2의 영어는 중․고 6년 동안의 과정에서 새로운 개념이 많이 나오고, 그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그 이후의 과정, 수능까지 어려움을 많이 겪게 된다. 그래서 중2 때의 영어가 중요하다고 한다. 필자의 첫째가 틀린 영어 문제를 살펴보면 작년에 온라인 학습으로 공부한 중1 과정의 영어와 현재 중2 영어를 잘 연계시키지 못하고 있고, 새로운 영어의 문법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영어는 단기간에 공부가 완성되지 않는다. 어순이나 문장의 개념이 국어와 달라 공부하면 그때는 아는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보면 또 모르는 것 같다. 개념이 정확하게 잡혀있지 않고 연습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 방법은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다. 영어와 수학 학원에 다닌다고 해도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서 복습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나 약도 내 몸에서 흡수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올해 중2의 여름방학은 영어와 수학의 선행 학습보다 지금까지 공부했던 개념을 다시 정리하는데 중요한 시기이다. 학원에 다닌다면 학원 수업 후 복습을 열심히 해서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필자의 첫째는 이 과정을 학원의 도움 없이 혼자하고 있다. EBS 강의를 들으면서 혹은 유튜브의 강의를 들으면서 지금까지 놓쳤던 영어와 수학의 개념을 스스로 학습하고 있다. 이런 학습 방법과 과정은 시행착오가 많아 어렵지만, 자기만의 학습 방법을 찾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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