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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경찰제 시행 한 달에 즈음하여

길재식 금산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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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8.03 17:27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길재식 금산경찰서장
길재식 금산경찰서장

지난달 19일 금산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지 보름이 지났다. 필자가 태어나고 유년 시절을 보낸 고향 땅에 경찰서장으로 부임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라 부임 전날에는 잠을 설치기도 하고 고향의 경찰서장으로 지역주민의 생각을 보듬어 안아 편안하고 안전하게 모셔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지역주민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보름 동안 주민 여러분을 만났고 이런저런 조언과 함께 경찰에 대한 쓴소리도 들었다. 그런데 주민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된 말은 자치경찰제에 대한 주민들의 궁금증이었다.

7월 1일 자로 자치경찰제가 시행된다고 방송에도 나오고 여기저기 현수막도 붙어 있는데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말들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자치경찰제 홍보가 지역주민에게까지 홍보가 되지 않았구나! 주민들의 궁금증을 빨리 해소해드려야 하겠구나'하고 말이다.

필자는 자치경찰제에 대한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는 것이 경찰서장으로서 의무라는 생각에 자치경찰제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고자 펜을 들었다.

자치경찰제도는 쉽게 말하자면 그동안 국가(중앙정부)가 경찰권 전부를 행사해오던 것을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부분에 대한 경찰권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기고 국가(중앙정부)는 수사, 정보·보안 분야에 집중해 경찰권을 행사한다고 보면 된다.

자치경찰제도 아래에서 경찰권은 市·郡 단위의 기초자치단체(시장·군수)에 있지 않고 광역 市·道 단위의 광역자치단체(광역시장·도지사)에 주어지며 그렇다고 광역자치단체장에게 전권이 주어지지도 않는다. 그 권한은 광역자치단체장의 권한위임을 받은 각 시·도 경찰위원회에서 행사하게 된다.

각 시·도 경찰위원회에서 행사하는 자치경찰권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주민과 밀접한 분야로 범죄예방과 여성·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 보호, 교통사고 예방과 관련한 경찰권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고 이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은 각 시·도 경찰위원회의 지휘·감독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무엇이 달라지는 것일까? 무엇보다 기존의 국가경찰제도 하에서 범죄 및 사고 예방과 관련한 경찰·지방자치단체 간 협업과 효과적 예산 집행이 어려웠다면 자치경찰제도 하에서는 협업과 예산 집행이 한결 수월해져 범죄예방 시설물, 교통사고 예방 시설물, 사회적 약자 보호 시설 확충이 이루어져 주민이 느끼는 만족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자치경찰제도는 자치경찰 신분이 아닌 여전히 국가경찰 신분으로 자치경찰 업무를 수행하는 과도기적 자치경찰제도로 시작되었다. 언젠가는 자치경찰과 국가경찰의 완전한 분리로 온전한 형태의 자치경찰제도가 시행되는 날이 올 것이다.

자치경찰은 다시 말해 주민 친화형 경찰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여 필자도 경찰서장으로서 주민에게 좀 더 다가가 주민과 함께 숨 쉬는 자치경찰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자치경찰제 시행 한 달이 지났다. 자치경찰제는 이제 갓 태어난 생후 1개월짜리 아기에 불과하다. 그만큼 누군가의 도움 없이 커나갈 수 없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자치경찰과 더불어 주민이 참여하는 주민참여 자치경찰이 되어야만 진정한 자치경찰로서 뿌리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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