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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개학, 코로나 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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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8.26 15:07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지난주 전국의 초·중·고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0명 선을 넘나드는 가운데, 2학기 개학을 하고 있다. 중·고등학교는 지난주부터, 초등학교는 이번 주부터 차례차례 개학을 시작하였다. 24일 교육부의 보도자료를 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국 2만512개 초·중·고 가운데 개학한 학교는 1만3435개교(65.5%)다.

필자의 아이들은 다른 학교보다 일주일 정도 늦게 개학하여 중학교에 다니는 첫째는 25일,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와 셋째는 30일에 개학을 한다. 개학이 되면서 중학교 2학년인 첫째는 출석수업, 초등학교 4학년인 둘째는 온라인, 2학년인 셋째는 출석수업을 한다.

아이들의 여름방학은 코로나19 델타 변이로 인해 대부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음에 따라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고, 컴퓨터와 TV 시청, 핸드폰 사용 시간 등을 조절해 가며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잡아주는 아내의 피로감은 더 커졌다.

교육부는 학교 개학 전 일주일 전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학교의 방역상황 등을 살펴보고, 다음 달 6일부터 등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19, 특히 델타 변이 확진자의 비율이 높다 보니 정말 괜찮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외의 경우 이스라엘과 미국, 싱가포르, 일부 유럽국가는 만 12~17세 아동·청소년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은 12~17세는 물론 기저질환이 있는 5~11세 어린이에게도 접종을 권장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는 진행 중이다. 방역 당국은 아동·청소년의 예방접종 효과와 안정성 등을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고, 접종 여부는 빠르면 10월 이전에 나올 것 같다. 만약 4분기에 아동·청소년의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면, 이른 10월 중 접종을 시작할 것인지, 겨울방학 전후에 접종할 것인지는 좀 더 방역 당국의 발표를 지켜봐야겠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교육회복을 위한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보면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에서 초등학교 1, 2학년은 모두 등교. 중학생은 3분의 1만, 고등학교 1, 2학년들은 절반만, 밀집도 예외 대상인 고3은 거리 두기 단계에 상관없이 전면 등교한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3단계로 낮춘다면 모든 학교의 등교는 확대된다. 초등학교 3~4학년은 4분의 3, 중학생은 3분의 2, 고등학교는 전면등교가 가능해진다.

교육부가 4단계임에도 등교수업을 강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학습 결손과 사회성 저하의 우려 때문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11월 고2, 중3 전체 학생의 3%를 표집으로 조사하여 국어, 수학, 영어 학력을 평가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학생들의 성취도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표집평가로 전환한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고, 출석수업을 한다고 하지만 교실과 급식실에서 대화할 수 없다. 따라서 교우관계를 갖지 못했고, 이는 곧 사회성 저하로 이어진다는 걱정이 많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가 그렇다. 지난 6월 교육부가 95만 명의 학부모와 학생 56만 명 등 모두 165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2학기 등교 확대 후 교육회복을 위해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할 부분으로 60.4%가 ‘학습 결손 해소를 위한 교과학습역량 보완’, 그리고 49.6%는 ‘또래 활동, 교외체험학습 지원 등 학생활동 활성화’라고 응답하였다. 학생들의 경우 학습역량보다는 학생활동을 활성화해 달라는 응답이 66.4%로 높게 나타났다.

교육부는 학교가 코로나19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학생들의 감염 경로는 학생들의 등교 비율이 50%대에서 70% 이상으로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교내감염(15.9%)이 가정(48.7%)과 지역사회(22.5%)보다 낮았다. 그리고 한 학교 안에서 5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는 집단감염은 2만여 개 학교 중 0.44%인 91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영국, 일본 같은 국가에서 확진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전면등교를 추진하는 등 등교수업을 원칙으로 세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델타 변이의 경우 다음과 같은 사항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째, 중앙방역대책본부의 24일 발표를 살펴보면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증상 발현 당일 바이러스 배출량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보다 약 30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것은 델타 변이가 증상 발현 초기 상대적으로 높은 전파력을 지닌다는 점을 입증하는 결과다.

둘째, 미국의 경우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아직 백신을 맞을 자격이 없는 어린이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12세 이상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자격이 주어지지만, 11세 미만 어린이들은 아직 백신을 접종할 수 없다. 미국소아과학회(AAP)에 따르면 미국의 누적 어린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금까지 441만 3천여 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4.4%를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약 1년 반 만에 대면 수업을 재개한 미국 초·중·고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교육구에서는 학교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면서 3천 명이 넘는 학생·교직원이 격리 상태에 들어갔다. 이는 전체 학생·교사의 5.9%다.

셋째, 30·40대와 교사의 백신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 30대와 40대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학부모 연령층이다. 30대와 40대는 8월 26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교사는 모더나 백신의 공급 부족으로 2차 접종 시기가 다음 달 초로 연기되었다. 화이자 백신을 맞는 교사의 경우 2차 접종에 대한 심적 부담, 후유증, 백신 휴가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넷째, 교사는 학교에서 교육과 방역, 모두를 책임져야 한다.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교사의 업무가 늘어가면 이들의 피로감도 높아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교사는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게 학사와 방역의 분리가 필요하다.

델타 변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아이들의 2학기 개학으로 방역과 교육 당국, 학부모에게 커다란 숙제가 던져졌다. 아무리 전문가들이라도 정답, 아니 최적의 답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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