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가 전봇대에 기대 두 손으로 눈을 가린채 이렇게 외치고 나서 재빠르게 뒤돌아본다.
그러면 술래 뒤에 있던 아이들은 순간 전진하던 동작을 일시에 멈춘다. 그렇지 않은 경우 죽는 것이다.
어릴 적 골목길에서 동무들과 함께 즐겨하던 놀이다.
“밥 먹어라” 하고 엄마가 부를 때까지 우리는 이 놀이와 함께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을 하며 친구들과 어울렸다.
이를 통해 우리는 조그만 사회를, 나름 경쟁이란 것을 어슴프레 경험했다.
이같은 놀이들이 소환됐다. 최근 인기몰이 중이 N사 9부작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다.
여기선 승패가 생사를 가른다. 놀이, 아니 게임에서 지면 바로 죽음이다.
걸린 상금은 456억원, 참가자 456명 당 각 1억의 총액이다.
최후의 승자가 이를 독식한다.
이들은 게임을 하면서 무리를 짓는다. 이기기 위해서 덩치 큰 이와 또는 명석한 이와 합치기 위해 상대를 고른다.
하지만 게임 회차가 진행될수록 서로의 등에 비수를 꽂는다. 456억을 거머쥘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서다.
표면적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그 속에서 생존을 걸고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이 엿보인다.
선거판도 마찬가지다 2등은 없다.
내년 3월과 6월 각각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주자들을 이미 출발선을 떠났다. 치열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대선에 나설 후보를 뽑기 위해 경선을 진행 중이다.
시장, 군수 등 자치단체장 후보들과 지방의원 후보들도 표밭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의 생사 여부는 국민의 시선에 달렸다. 국민을 단지 표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무궁화꽃이 피어습니다’ 술래와 같이 두 눈을 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예리한 눈초리로 예비 후보군을 지켜보고 있다.
어느 순간 뒤볼아 보며 눈을 부릅뜰 때 ‘무궁화꽃’ 놀이와 같이 총알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명심해야 한다. 국민 위에서 군림해야 할 생각을 버리고 섬길 준비를 한 후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