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암 환자 중 비교적 젊고 수도권에 거주하며 유병 기간이 긴 경우가 스스로 연명의료를 결정한 비율이 높았다. 이들은 생의 말에 중환자실 이용보다는 호스피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 충남대병원은 혈액종양내과 권정혜 교수의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들의 연명의료 자기 결정 실태를 분석한 논문 4편이 대한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인 ‘캔서 리서치 앤 트리트먼트’(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게재됐다고 25일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 결정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임종 과정의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권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1년간 국립 연명의료 관리기관에 등록된 3만3549건의 자료와 같은 기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 사망자 자료 5만4635건을 분석했다.
국립 연명의료 관리기관에 등록된 자료에서 암 환자 비율은 59%, 연명의료 유보 및 중단을 환자 스스로 선택한 비율이 32.1%였다.
암 환자와 비암 환자로 구분했을 때는 연명의료 여부에 대한 자기 결정 비율이 암 환자가 비암 환자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며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의 암 환자 중 직접 결정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한 암 사망자의 경우 연명의료결정법 절차를 준수한 사망자는 전체의 26.4%로 이들 중 스스로 연명의료 유보 및 중단을 선택한 경우가 49%였다.
암 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갑작스러운 질병 악화로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종기를 맞는 임상적 특징에 따라 연명의료를 가족이 결정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권정혜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32.1%만 연명의료를 환자 스스로 결정한 배경에는 초기 법 시행 혼란으로 인한 서류 작성 어려움, 환자들의 호스피스 연명의료에 대한 회피 등이 모두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진단, 병기, 치료 내역, 사망 통계 등 의미 있는 빅데이터 연동을 통해 국민건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