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사람] 해피코코 낭월점 김철수·고은희 부부

착한가게 가맹해 하루 수입 일부 어려운 이웃과 나눠

2015-02-12     정완영 기자

나누면 기쁨이 두 배가 된다고 한다. 풍족한 삶은 아니지만 않지만 착한가게 506호점에 가입해 하루 수입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면서 살아가려는 해피코코 낭월점 김철수(60)·고은희(49) 부부를 만났다.(편집자주)

지금은 사람과 차량의 왕래가 많이 줄어든 금산으로 가는 옛 도로의 산내 파출소 앞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버블티와 햄버거를 주 메뉴로 하고 있는 해피코코 낭월점의 김철수·고은희 부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다문화 가정이다.

김철수씨가 직원 800여명을 데리고 대전에서 제조업을 하다 1997년 한국에 불어 온 IMF의 태풍을 이겨내지 못해 부도를 맞았다.

1999년 중국으로 건너가 재기를 하는 준비하던 중에 중국 심양에서 초등학교 선생을 하다 그만두고 한국인 회사의 경리 직원으로 있던 조선족 출신의 고은희씨를 만나 2003년 결혼해 초등학교 4학년 딸(10)을 두고 있다.

이들 부부는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와 다른 일을 하다가 지난해 8월 대전에서 두 번째로 해피코코 낭월점을 개업하고 걸음마도 제대로 떼지 못한 상태에서 적지만 하루 수익금 일부를 흔쾌히 기부하기로 하고 506번째 착한가게로 등록했다.

고은희 대표는 “지난해 1월 1일 대한민국국적을 취득해 이제 한국 사람으로 살 수 있게 됐다”며 “지금 손님들이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자리가 확실히 잡힌 것이 아니라 매출은 저조하지만 십시일반하는 마음으로 하루에 적은 금액이지만 적립을 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착한가게 등록을 흔쾌히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부부의 나눔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철수씨는 전에 사업을 하면서도 라이온스 클럽이나 로타리 클럽을 통해 오랫동안 봉사를 실천해 왔다. 두 사람 모두에게 깃들어 있는 나눔 실천 DNA가 한결같이 모여서 이번에도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해피코코 낭월점 입구 한 켠에는 작은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공간은 날씨가 춥거나 비가 올 때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것을 피하라고 마련한 공간이라고 했다. 가게를 위해서라면 테이블 하나라도 더 놓고 싶은 공간인데 부부의 따뜻한 마음씨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김철수·고은희 부부가 운영하는 해피코코 낭월점의 주 메뉴는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햄버거와 버블티다.

가격이 저렴하고 맛이 있어 이제는 동네에 소문도 자자하다. 특히 버블티는 공차(貢茶)라고 불리는데 조금은 생소하고 낯선 음료지만 여름이면 불티가 난다.

전문점에서 비싼 가격을 주고 마시는 버블티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다른 햄버거 가게와는 차별화 된 것이 특징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 대신 몸에 좋은 버블티를 즐기는 것도 매력이다. 3월부터는 토스트도 메뉴에 추가된다.

대전에 본사를 둔 해피코코는 전국에 5~6개 정도의 체인점 밖에 없는 신생 버블티 햄버거 전문점으로 현재는 가맹점에 가입하려는 업주들이 내부시설을 보기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아직 제대로 된 가맹점이 마련돼 있지 않아서가맹점을 하기 위한 사람들에게 견본으로 사업장을 아낌없이 내놓는다.

김철수씨는 “건강하게 잘 지내면서 앞으로도 봉사를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또 “작은 정성이라도 나누고, 특히 앞으로는 다문화 가정을 위해 봉사를 준비한다”고 했다.

어려운 시기에 만나 서로를 의지하며 다문화 가정을 꾸민 김철수·고은희 부부의 나눔에 대한 의지와 다문화 가정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는 작은 바람이 꼭 이뤄지리라 믿으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