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시신 유기' 피의자 자백… "말다툼 끝 살해"

피해 여성 대전역 배회하던 '50대 노숙인'

2017-04-24     장윤수 기자
[충청신문=대전] 장윤수 기자 = 대전 사정동 한 공터에서 여성 시신이 들어있는 여행가방이 발견된 가운데 피의자인 40대 남성이 말다툼 끝에 노숙자인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지난 21일 발생한 여행가방 사체 유기 사건과 관련 피의자 A(48)씨를 검거해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평소 대전역 근처에서 노숙자들과 술을 마시던 A씨는 지난 5일 노숙자인 피해자 B(50·여)씨를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 이후 두 사람은 A씨의 주거지로 이동해 술을 더 마시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인 6일 오후 두 사람은 남은 술을 마시던 중 말다툼을 하게 됐고 격분한 피의자 A씨가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A씨는 B씨의 시신을 집 안에 방치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 악취가 풍기자 지난 21일 새벽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넣고 주거지에서 약 100m 떨어진 공터에 버린 뒤 도주했다.

같은 날 "이상한 큰 가방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CCTV 분석 등을 통해 피의자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해 신고접수 8시간만에 검거했다.

A씨는 폭력 등으로 과거에도 경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 당시 왼쪽 다리가 불편하던 A씨의 모습을 기억한 경찰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며 피의자와 동일인으로 추정한 것이 검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범행사실을 부인하던 A씨는 피의자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혈흔과 피해자의 소지품 등 추가 증거가 나오자 범행사실을 모두 자백했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이번 주 안에 A씨를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피해자 B씨는 주거지역이 일정치 않고 평소 대전역 인근을 배회하며 술을 자주 마셨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