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임금 오르자… 일할 곳 줄었다

인건비 부담 커져 채용 줄여… 일부 기준 이하 시급 제시도

2018-01-09     김용배 기자
[충청신문=대전] 김용배 기자 = “최저임금은 인상 되는데 정작 일자리는 줄고, 정상적으로 시급 주는 알바도 구하기 어려워요”

최근 겨울방학을 맞아 대학생 및 예비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으나 예년과 다르게 알바 구하기가 어렵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올 최저임금이 사상 최대 폭인 16.4% 오른 시급 7530원이 되면서 일부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을 느껴 알바생 채용을 않거나 근무시간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알바 면접을 보고 온 예비대학생 A씨는 “면접당시 점주가 경영상 어려움과 일에 대한 강도를 설명하면서 정상적인 시급 7530원 주기가 어렵다며 6200원을 제시했다”면서 “최근 또 다른 여러 곳을 알아보고 있으나 제대로 된 알바 일자리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또 방학을 이용해 주로 알바를 해왔던 대학생 B씨는 “올해는 시급도 오르고 해서 큰 기대를 하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예년과 다르게 알바 할 곳이 줄어 든 것 같다”며 “업무 강도가 약한 업체 등은 정상적인 시급도 안 주는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대학생들이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사회적 경험을 위해 방학기간 아르바이트를 많이 희망하고 있으나 되레 이번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알바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자영업자만 탓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불황에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인건비가 가게운영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일부 편의점과 음식점 등은 아르바이트생 채용을 줄이고 무인기 설치나 나홀로 경영 또는 가족경영을 하는 곳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정부에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정책을 실시한 다지만 실효성 또한 의문이다.

동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해온 50대 C씨는 “정부의 지원금을 받고 알바생들에게 4대 보험을 가입해주고 월급 주면 사실상 손해로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다”면서 “앞으로 오후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하고 가족위주로 운영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 D씨는 “그동안 장사가 안돼 어쩔 수 없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시급을 알바생에게 지급하면서 경영상 수지를 맞춰왔다”며 “올해부터는 그마저도 어려워 알바생보다 적은 돈을 손에 쥐게 생겼다”며 하소연했다.

한편,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자영업자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채용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 자영업자 중 79.3%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올 아르바이트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 알바인력을 감축은 베이커리.아이스크림점(95.0%), 패스트푸드점(92.9%), 편의점(89.5%), 커피전문점(86.0%), 일반 음식점(77.9%)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