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화재 참사 건물주 이모 씨 첫 공판… 공소사실 일부만 인정

2018-02-08     조경현 기자

[충청신문=제천] 조경현 기자 = 지난해 12월 29명이 숨진 제천 용두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 건물주 이모(53)씨의 첫 공판이 8일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청 2호 법정에서 열렸다.

형사합의부(재판장 신현일)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화재피해 방지 의무가 있는 건물주가 소방점검대행업체로부터 스프링클러 등 37건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화재 발생 땐 목욕장과 헬스장 등 이용 손님들을 적극적으로 대피하게 하지 않아 29명이 희생되고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게 했다"고 공소를 제기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이 씨측 변호인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관리과장 등 2명의 직원이 기소가 안 됐고 함께 심리가 이뤄질 수도 있다"면서 "사실관계와 평가부분이 혼재한 점 등으로 나중에 답변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부는 방청석에 있는 유족에게도 의견을 물었다.

한 유가족은 "29명의 희생자 영혼이 자유롭게 저세상에 갈 수 있도록 엄청난 참사를 일으킨 건물주를 엄단해 달라"고 재판부에 당부했다.

재판부는 건물주 이씨와 관리과장 등 직원 2명의 추가 기소 여부와 공소사실 유무는 다음 기일에 진행하기로 했다.

2차 공판은 3월8일 오전 10시5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달 23일 구속기소된 건물주 이 씨는 스포츠센터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지 않고 2층 목욕탕 비상구를 철제 선반으로 막는 등 건물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7월10일 경매로 스포츠센터 건물을 인수한 뒤 8·9층에 캐노피(햇빛 가림막)와 테라스를 불법으로 설치하고 샌드위치 패널 구조물을 불법 증축한 혐의(건축법 위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