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로 자정해야 할 검찰
2010-06-10 뉴스관리자 기자
앞으로 검찰과 법무부의 제재조치가 주목이 된다. 왜냐하면 진상위의 조사결과 대부분 지속적인 접대와 대가성이 없었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속시원하게 진실이 파헤져지기를 원했던 국민들의 기대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제보자인 정씨가 검사들을 접대하기 시작했던 시점이 26년 전인 1984년이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뇌물죄의 시효가 5년 밖에 안돼 조사 및 처벌대상을 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규명위는 해명했지만 정씨가 구체적인 접대내용과 일지, 수표 일련번호, 녹취록까지 제시했던 만큼 완전한 실체 규명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정작 제보자인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씨와 혐의를 받았던 검사들과의 대질조사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사법처리 여부의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는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친분관계도 없는 건설업자가 아무런 반대급부 없이 향응을 베풀었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 부산지검이 정씨의 진정을 묵살한 것도 접대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은 거듭나야 한다. 무려 100여명이 넘는 전·현직 검사들이 ‘스폰서 의혹’에 연루될 정도로 우리의 접대문화에 익숙한 것부터 문제다. 진상규명위는 검찰문화 개선방안으로 전담기구 설치, 음주 일변도 회식문화 탈피 등을 건의키로 했다.
또 검찰의 자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검 감찰부장을 외부인사로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검찰이 당연히 지켰어야 할 내용들이 이제서야 깨달았다니 검찰도 자괴감을 느낄 것이다. 검찰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혁작업에 속도를 내는것도 필요하지만 검사들 스스로 의식을 바꾸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감찰권을 강화하고 윤리강령을 만든다고 해도 관행화된 접대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이런 사건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조상들의 지혜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유례없는 신뢰의 위기에 직면한 검찰이 이번 일을 계기로 환골탈태함으로써 진정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제2의 ‘스폰서 검사’가 나오지 않게 자정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임명섭/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