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검찰, “박수현 내연 실체 없다” 반격의 기회 삼나?

2019-01-01     정영순 기자
공주주재 국장 = 정영순
지난 6·13지방선거 직전 충남지사 공천 과정에서 터진 박수현 당시 예비후보의 내연관계 의혹 등에 대해 최근 검찰이 폭로 당사자인 오영환 씨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또 다시 지역정가를 한 차례 흔들었다.

즉각 국회 여성가족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부적절한 관계 의혹으로 국민에게 불신을 사는 인사가 엄중하고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지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수현 실장은 본인의 페이스 북을 통해 “검찰의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명예훼손죄’ 불기소 결정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인은 폭넓게 감내해야 한다’ 는 취지의 판례상 충분히 예상되던 바” 였다며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자청하여 받았고, 저의 진술에 ‘진실’ 반응이 나왔다” 고 결백을 호소했다.

박 실장이 각종 선거에 출마할 때마다 불거졌던 내연녀 공방이 결국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다시피 확산됨에 따라 박 실장 입장에서도 더 이상 ‘꺼내고 싶지 않은 사생활의 영역’ 으로만 묻어둘 수 없게 됐다.

어떤 형태로든 정면 돌파 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까지 온 것이다.

이번 법적공방은 그 첫 단계로 볼 수 있다. 일단 법원의 판단대로 폭로 여부에 대해선 허위사실이 분명하더라도 오씨가 허위 사실임을 알고도 고의로 명예를 훼손한 점(고의성) 역시 입증돼야 처벌이 가능한 만큼 오씨에 대한 무혐의 적용도 일견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다만 오씨도 수사과정에서 “소문일 뿐 실제 목격한 적은 없다”고 밝히는 등 내연관계에 대한 실체가 없다고 확인이 된 이상 앞으로 이 같은 주장을 다시 제기할 경우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죄’ 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 실장에게도 큰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N 뉴스앤이슈의 패널들도 진보, 보수 쪽 공히 당시 박수현 예비후보가 억울하게 후보에서 사퇴했다는데 방점을 두며 오씨의 무혐의는 “형사적인 처벌을 할 정도의 사안이냐에서의 문제이지 그게 사실이냐 거짓말이냐 와는 다른 문제” 라며 “그게 무혐의가 났다고 해서 자유한국당에서 박실장의 사퇴를 거론하는 건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처사” 라고 말했다.

사생활이기 때문에 그 속내를 일일이 다 밝힐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는 점에서 박실장이 안고 가야할 ‘억울함’ 도 이해가 된다.

같은 맥락에서 당시 내연녀 특혜공천이 있었다는 식의 파문은 만일 그게 사실이었을 경우 실정법 위반의 심각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논란이 없던 점으로 볼 때 박 실장에 대한 케케묵은 파문은 이제 재론해선 안될 문제라고 본다.

이제 남은 관심은 박 실장의 현실 정치무대 복귀라 볼 수 있다. 이미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지금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니 본 무대에서 아주 멀어진 것도 아니지만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어깨의 짐을 덜어내고 반격의 기회를 찾은 박 실장이기에 그의 행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