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습에 유통업계 '공기청정기 특수' … 힐링카페도 발걸음 속속
2019-02-23 박진형 기자
[충청신문=대전] 박진형 기자 = #. 미세먼지의 공습으로 하늘이 창백한 회색빛으로 휩싸인 22일 대전의 한 가전제품매장. 마스크와 목도리로 이중무장한 김모(34) 씨가 공기청정기 제품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집 평수를 계산했을 때 작년에 구매한 제품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하나 더 사러 나왔습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요새 죽겠어요.”
‘삼한사미(일주일에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이제는 공기청정기도 휴대폰처럼 필수품이다. 공기정화식물, 손세정제, 빨래 건조기 등 제품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많은 사람들이 작년에 미세먼지와 전쟁을 선포하며 공기정화 제품을 구매했지만 여전히 수요가 높다. “브랜드별 다양화와 제품 성능, 디자인 등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전 향토 기업인 세이백화점의 경우 공기청정기, 무선 청소기 등이 전년 동월 대비 약 20%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비오는 날에 집안에서 빨래를 말릴 수 있는 ‘건조대’도 작년에 비해 약 10% 매출이 올랐다. 세이 관계자는 “특수 가전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데에 미세먼지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대전점도 미세먼지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가전매장 내 ‘공기청정기’ 편집매장에서는 현재 10여 가지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1월~2월 현재까지 10~15%가량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늘었다. 빨래 건조기 매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브랜드별로 보면 삼성이 40%, LG가 30%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마트 노은점에서도 미세먼지 관련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 매출 신장세가 무려 45% 가까이 된다. 제품별로 보면 공기정화식물 200%, 마스크가 170%, 손세정제 20% 등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관계자도 “작년보다는 덜 하지만 여전히 미세먼지 관련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 백화점은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지난해 3월 공기청정기 매출액이 2017년도에 비해 20%가량 뛰었다. 피부보호 관련 화장품 매출도 15% 늘었다.
힐링카페를 찾는 발걸음도 늘고 있다. 대전 서구에 위치한 A 카페는 ‘쾌적한 청정산소존과 편안한 바디케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카페 종업원은 “평소보다 30~40%가량 손님이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청정산소 발생기가 설치된 산소존에서 어깨나 허리 등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데이트코스로 인기다.
직장인들도 점심시간을 십분 활용해 방문하기도 한다. 회사원 박모씨(34)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슴이 답답하고 마스크를 써도 목 상태가 좋지 않다”며 “그럴 때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깨끗한 공기를 마시려고 이색카페를 찾는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지난 21일 오후 5시15분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돼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가 발생함에 따라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