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이 잘 팔린다… 편의점 혼육족의 '알뜰쇼핑'

2019-10-09     박진형 기자
[충청신문=대전] 박진형 기자 = #. 이모씨(32·서구)는 자취 생활 4년차다. 김치찌개, 스파게티 등 요리를 하는 데 익숙하다. 그런데 좋아하는 메뉴인 삼겹살만큼은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프라이팬에 삼겹살을 올리면 기름이 바닥으로 튀어 후처리가 만만치 않다. 좁은 원룸에 연기까지 가득차면 고역이다. 이 씨는 "이런 불편함 때문에 배달 업체에서 시켰다가 최근에 편의점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간편 삼겹살 제품이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혼자 고기를 구워먹는 '혼육족'이 늘고있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 혼자 술을 먹는 '혼술' 등 솔로이코노미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취식이 편리하고 보관이 용이한 냉동식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간편 냉동육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이 올해 1월~9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냉동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12.1% 늘었다. 특히 냉동식품 중 삼겹살과 스테이크 같은 냉동육류 매출은 무려 80.1% 급증했다.

GS25이 올해 1월 출시한 '나혼자삼겹살'은 출시 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GS리테일 데이터지원팀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간 분석한대표적 술안주인 마른 안주류(마른 오징어, 육포 등)의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2% 증가하는 동안 삼겹살 구이, 껍데기 등의 간편식 안주류(완전 조리 안주)는 23.8% 폭풍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혼육족들은 주로 토요일에 냉동육류를 많이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세븐일레븐의 냉동육류 매출 비중을 보면 토요일이 18.3%로 가장 높다. 김수빈 세븐일레븐 냉동MD는 "시간이나 심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고기를 구워먹는 만큼 토요일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식사보다는 안주로 즐기는 경향을 보이면서 늦은 밤 시간대 매출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용량 냉동육류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하면서 편의점 업계가 혼육족을 겨냥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신상품 '추억의 삼겹살 행진'을 출시하고 구색 강화에 나섰다.'추억의 삼겹살 행진'은 소용량 구매 트렌드에 맞게 1인분으로 포장됐다. 한입에 먹기 편하도록 손질돼 조리와 취식 편의성도 높다. 뜨고 있는 '촌스러운 세련됨'으로 대변되는 뉴트로 콘셉트의 포장지도 사용해 구매 욕구를 당겼다.

CU(씨유)는 지난 5월 1인 가구를 겨냥해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할 수 있는 소용량 '간편 삼겹살 구이'와 '간편 고추장 삼겹살 구이'를 출시했다. 전자레인지에서 1~2분, 에어프라이어에서 3~4분만 조리하면 든든한 한끼를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