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직원이 타인 계좌 열람에 몰카 범죄까지

서산 축협 직원들 찜찜함에 조합원 이탈 조짐…공신력 '실추'

2019-11-17     류지일 기자
남의 계좌를 무단으로 열람하고 몰카 촬영까지 도를 넘는 일탈행위에 동료 직원들과 조합원들의 불신감이 팽배해 지고 있다. 사진은 서산 축협 종합센터 전경.(사진=류지일 기자)
[충청신문=서산] 류지일 기자 = 서산 축산농협 직원들이 도를 넘는 일탈행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동료 직원의 금융거래 내용을 수시로 확인하고 몰카 범죄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근무하고 있어 동료들 간 불신을 초래해 조직화합과 융화를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직원 A씨는 축협에서 신용업무를 담당하면서 이를 악용해 직원들의 신상 정보를 빼내 계좌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자료를 열람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실추 시켰다.

농협 충남본부 감사팀은 지난 10월 말 서산축협 감사에서 직원 A씨가 오랫동안 동료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금융거래 내용을 확인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A씨의 일탈은 신용팀에서 뿐만 아니라 타 팀으로 근무지가 바뀐 이후에도 이 같은 행위를 계속해 왔다.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4조에는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의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농협 충남본부 감사팀은 명의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열람은 했으나 타인에게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아니라며 아무런 조치없이 마무리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다.

서산 축산농협 관계자는 “열람 후 유출이나 타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아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 B씨는 지난해 6월 시내 모 상가 주점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발각되어 경찰 조사를 받았다.

B씨의 휴대폰을 제출받은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조사한 결과, 이외에도 추가로 여러 건이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현재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면서 버젓이 서산 축협에서 근무 중이다.

하지만 B씨의 경우 농협 충남본부와 서산 축협 관계자 공히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며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축협 직원들과 조합원들의 불안감 해소와 공신력 회복을 위해 농협 감사팀과 서산 축협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