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극단 설립 추진 '지지부진'

일부 연극인 이견 여전 , 설립 관련 용역비도 내년 예산 반영안돼

2019-12-18     이하람 기자
[충청신문=대전] 이하람 기자 = 대전시립극단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세 번의 공청회에도 불구하고 연극인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은 게 주 원인이다.

이에 시는 설립 타당성 등 용역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 마저 어렵게 됐다.

18일 시 관계자는 대전세종연구원에 신청한 시립극단 용역 정책과제 양이 방대해 수행이 어렵다며, 별도 용역비를 책정,신청해야 한다는 답변을 지난달 말께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에 이 용역비는 책정되지 않았다. 내년 8월경 예산신청을 해도 내후년에나 추진 가능한 것. 추경을 통한 방법이 있지만 이 또한 미지수다.

여기에 연말연초 인사이동까지 겹쳐 자칫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 초 염두에 뒀던 시민공청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 연극인 사이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용역조차 맡겨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청회가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복영한 대전연극협회장은 내년도 예산에 용역비가 책정되지 않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내년도 용역 예산이 잡힌 줄 알고, 내년 초 시민 공청회를 열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의 배경은 의견조율 실패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시 관계자는 “연극인들은 운영방안을 놓고 갈등하고 있지만, 시립극단 설립 여부 결정이 먼저”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운영방안을 논의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난 공청회에 연극인들 참여도 적었고, 갈등을 마지막까지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영한 회장은 “시립극단 설립 찬성에 2/3 정도 의견이 모아진 상태다. 대전 연극인 수가 몇 명인데 애초에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 않은가”라며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에게도 공청회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해달라고 얘기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지난해 여름께 용역을 맡기자고 시에 얘기 했으나, 시는 공청회도 여러 번 했는데 용역 안 해도 된다고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처음부터 용역 할 생각은 없었으나 몇 번의 공청회 끝에도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시간이 좀 걸려도 설립 타당성 확보와 운영방향 등 모든 상황을 판단하기에 우리보다는 전문가 용역이 낫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내년 추경을 통해 예산을 세워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