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 후 놓고 간 신용카드 찾아 가세요”

소비자가 깜박 잊고 놓고 간 카드 수두룩... 셀프주유업계 골머리

2020-02-05     김용배 기자
셀프주유소사무실 유리창에 붙어있는 소비자들이 놓고 간 신용카드들. (사진=김용배 기자)
[충청신문=대전] 김용배 기자 = “기름 넣은 후 놓고 간 신용카드 찾아 가세요”

최근 대전지역 주유소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 여파로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면서 소비자들이 기름을 직접 넣고 결제카드를 주유기기에서 뽑지 않고 그냥 출발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 것.

특히 일부 주유소는 한 달이면 30건, 하루에 한 번 꼴로 소비자들이 놓고 간 카드를 수거 관리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5일 지역 내 주유업계에 따르면 셀프주유소를 찾은 고객들이 기름을 넣은 후 깜박 잊고 결제카드를 두고 가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한 주유소 사무실 유리창에 주유 후 놓고 간 신용카드가 수두룩 붙어 있다.

서구 L주유소 한 관계자는 “인건비를 줄이려고 2년 전 셀프주유소로 전환 후 손님들이 놓고 간 신용카드가 한 달이면 30장에 이르다”며 “일부 손님은 카드를 찾으러 방문하고 있으나 대부분 찾지 않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유 후 신용카드를 안 찾아가는 이유는 대부분 바쁜 일과로 깜박 놓고 가는 경우로, 카드의 중요성을 소비자들이 알고 있으나 재발급 받는 것이 더 편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주유소 사장은 “카드를 놓고 가는 사례가 많아 주유기기에 문구나 벨을 설치하고 있으나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대부분 직원들이 발견해 카드사나 영수증 등을 찾아 연락을 주고 있으나, 자치 불법카드사용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 김모(50)씨는 “최근 셀프주유소서 주유하다 전화가 와서 통화하다 깜박 잊고 카드를 놓고 온 적이 있다”면서 “주유소서 어떻게 알았는지 연락이 와서 찾은 적이 있다”고 했다.

한편 오피넷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전국 영업주유소 1만1466곳 가운데 셀프주유소는 3934곳으로, 2018년보다 19.8%나 늘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등 여파로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셀프로 전환한 주유소가 급증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