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권자의 날을 맞아

박진근 대전 서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

2021-05-09     충청신문
박진근 대전 서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물론 이 말은 그 나라의 상황이나 처한 위치가 다름에서 나왔지만, 그대로 우리에게 적용하기는 많은 무리가 있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1조 1항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 천명했고,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규정이지만 이 하나의 규정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피와 땀이 배어있음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민의를 존중하는 정부는 정의로운 국민이 공정한 선거제도에 의한 투표로 성립된다. 민주주의에서 ‘民主’는 백성 民, 주인 主를 뜻하므로 백성이 주인됨을 의미한다. 현대 사회에서 백성이 주인이 되는 가장 확실하고 명확한 방법은 투표를 통해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투표를 통한 국민 주권실현을 위하여 선거제도를 마련하고, 1948년 5월 10일 보통·비밀·평등·직접선거의 원칙에 의한 선거를 최초로 실시했다. 5·10 총선에 의해 구성된 제헌의회는 헌법을 제정하고, 헌법에 선거권을 기본권으로 규정하여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문화 되었다. 이때부터 현재의 선거제도를 만들고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선거제도는 보통, 평등, 직접, 비밀 4대원칙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중 가장 최근에 논란이 되었던 것은 보통선거로 2020년 선거법개정에 따라 만18세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게 되었다. 투표권의 행사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확인시켜주는 강력한 기회이기도 하다. 반면 주인이 주인으로서 힘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지위를 잃게 된다. 따라서 모든 국민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며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작은 보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1948년 5월 10일 민주적인 첫 선거를 통해 헌법을 제정하고 대한민국 정부를 구성함을 기념하는 유권자의 날을 지정해 선거의 의미를 되새겨 기념하고 있다. 유권자의 날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통해 국민의 주권의식을 높이고 나아가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 모두가 유권자인 만큼 유권자의 날은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날이다. 그렇기에 유권자의 날이 더 소중하고 기념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