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보 아빠' 오준호 KAIST 교수, 50억원 기부

2011년 교내 창업기업 설립 후 전체 주식의 20% 학교에 기탁

2021-10-25     이정화 기자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명예교수(왼쪽)와 이광형 총장이 25일 열린 발전기금 감사패 전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AIST 제공)

[충청신문=대전] 이정화 기자 = "대학에 지원된 연구비 결과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다시 대학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의 선례를 남겨 큰 보람을 느낀다."

세계적인 로봇공학자이자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든 '휴보 아빠' 오준호(67) KAIST 기계공학과 명예교수가 학교에 50억원을 기부했다.

KAIST는 25일 오 교수에게 발전기금 기탁에 대한 감사패를 전달했다.

오 교수의 기부는 연구와 창업을 같이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학교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 교수는 KAIST의 39번째 창업 교원이다. 창업을 전방위로 지원하는 요즘과는 달리 당시에는 교원 스스로 창업 지식과 인력을 확보하고 복잡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명예교수.(사진=KAIST 제공)

오 교수는 '레인보우 로보틱스'를 설립한 뒤 고마움의 표시로 회사 주식 20%를 학교에 기증했다. 이후 DRC-휴보를 개발해 출전한 세계 재난 로봇 경진대회인 '다르파(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미국·일본 등 로봇 강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고 2018 평창올림픽의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등 혁혁한 성과를 일궈냈다.


지난 2월 레인보우 로보틱스는 열번째 창립기념일을 일주일을 앞두고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창업 당시 200만원 가치였던 주식 400주는 상장을 거치며 50억3900여만원에 달하는 결실이 돼 발전기금으로 기탁됐다.

KAIST 교내 창업기업이 기부한 발전기금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KAIST는 '오준호 기금'으로 명명해 학교 발전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오 교수는 지난해 기계공학과 교수직에서 은퇴해 레인보우 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활약하고 있다.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플랫폼·4족 로봇·협동로봇·천문/우주 관측용 핵심기구 개발 등 로봇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각종 기술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