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시교육청 공동캠페인⑧] ‘학교급식,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자”…올바른 식품 선택 능력 향상 돕는 ‘세천초등학교’

2024-11-28     김의영 기자
▲ 지난 10월 31일 세천초가 실개울 시장 놀이를 개최, 학생들이 NON-GMO 식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김의영 기자)

[충청신문=대전] 김의영 기자 = 옥수수, 대두, 카놀라, 사탕무, 알팔파, 면화 이 여섯 가지 작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나라에서 수입과 유통이 허용된 GMO 식품이라는 점이다.

GMO란 유전자재조합생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을 뜻하며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내부에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한 생물 또는 이러한 생물 자원을 이용해 만든 제품을 가리킨다.

특히 옥수수, 대두, 카놀라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식재료이지만, 소비자 대부분 GMO 식품이라는 것을 자세히 알지 못하고 구매하는 게 흔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콩, 옥수수와 같은 작물 90% 이상을 GMO 기술로 생산·재배하고 있으며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음식들은 이미 GMO 식품을 함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GMO식품 자체가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

GMO는 잡초·해충 관리, 식량증가, 영양성분 강화 등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GMO가 암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결과를 주장하지만, 독성, 알레르기 유발검사 등 엄격한 검사를 통과해 판매되도록 규제돼 있다.

하지만, 유전자를 조작해 만들어진 식품인 만큼, 장기간 섭취할 경우 면역체계를 악화시켜 알레르기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같이 GMO 식품의 안정성에 대한 논쟁이 여전한 지금, 우리는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대전지역의 한 초등학교는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학생 스스로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춘 체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올바른 식습관, 식품 선택 능력 향상을 돕고 있는 NON-GMO 사업학교 ‘대전 세천초등학교’를 찾았다. <편집자주>

▲ 지난 10월 31일 세천초 학생들이 실개울 시장 놀이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김의영 기자)

◆‘NON-GMO’ 바로 알고 직접 고르자…행복을 주고 받는 ‘실개울 마일리지 시장’
세천초등학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해하기 쉽고 재밌는 NON-GMO 교육을 기획했다.

그동안 학생들은 급식으로만 NON-GMO 식품을 접해보고 교육 자료를 통해서만 GMO에 대해 배워왔다.

이에 세천초는 기존 틀을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NON-GMO 식품을 구매해보며 올바른 식품 선택 능력을 기르는 ‘실개울 시장 놀이 연계 NON-GMO 바로 알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실개울 시장 놀이는 학생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통해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으로 분기별 1회, 총 연 4회 운영하고 있다.

전교생을 비롯한 교장, 교감, 담임, 영양교사 등 전교직원이 함께 어우러져 웃음이 넘치는 소통과 화합의 장으로 마련했다.

학생들은 평소 학교를 다니며 칭찬 마일리지 스티커를 모으고 해당 스티커로 시장 놀이에서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시장 놀이가 열리는 날에는 칭찬 마일리지 스티커로 장난감, 생활 용품, 문구, 간식 등을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스티커 1개부터 50개까지 다양하다.

특히 지난 10월 31일 교내 1층 중앙현관에서 열린 이번 실개울 시장 놀이는 NON-GMO 식품을 연계해 진행했다.

학생들은 평소 급식 잔반량 줄이기, NON-GMO 프로그램 참여 및 모범 행동을 보이며 평균 3개월에 50개의 마일리지 스티커를 적립했다.

▲ 지난 10월 31일 세천초 실개울 시장 놀이에 배치된 NON-GMO 식품 코너. (사진=김의영 기자)

이날 시장 놀이에는 NON-GMO 식품인 우리콩 된장, 우리콩 간장, 우리콩 국간장, 우리콩 고추장, 우리콩 두유, 두부과자, 옥수수 팝콘 등을 함께 진열했다.

또 ‘우리 학교에서 사용하는 NON-GMO 식품 사진’, ‘온 학교, 온가정에 영양을 더하다-GMO를 대하는 합리적인 식품 선택 방법’, ‘NON-GMO 바로알기 만화’를 함께 배치해 GMO 인식 제고에 더욱 힘썼다.

학생들은 평소 이론 교육과 급식을 통해서만 접했던 NON-GMO 식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NON-GMO 제품을 구매해 집으로 가져감으로써 가정으로까지 NON-GMO 인식 변화 및 식재료 질 개선의 효과도 이끌어냈다.

학생들은 자신이 모은 마일리지 스티커로 NON-GMO 식품을 구매해 가족들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학생들은 ‘이거 사면 엄마가 좋아할 것 같아요’, ‘NON-GMO 재료로 요리하면 더 건강해질 것 같아요’, ‘진짜 우리 학교 식재료 인가요?’, ‘장난감 대신 NON-GMO 식품 구매하러 왔어요’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 지난 10월 31일 세천초 학생들이 실개울 시장 놀이에 배치된 NON-GMO 식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김의영 기자)

행사에 참여한 5학년 박주원 학생은 “오늘 시장놀이에 참여해 재밌었고 NON-GMO가 유전자 변형을 안한 식품이란 것을 알게 됐다”며 “가족들 건강을 생각해서 NON-GMO 고추장과 된장을 구매했다. 오늘 산 고추장으로 집가서 비빔밥을 해먹을 예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직접 구매한 NON-GMO 식품을 받고 학생들이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올바른 식습관 형성이 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세천초는 NON-GMO 급식의 날, NON-GMO 식재료 전시, 가정 연계 NON-GMO 콩나물 키우기 등 다양한 NON-GMO 교육을 실시했다.

NON-GMO 급식의 날은 우리콩 된장, 현미유, 두부, 콩나물, 옥수수면 등을 이용해 옥수수 국수, 두부구이, 된장찌개, 나물 된장 무침 등을 제공했다.

NON-GMO 콩나물 키우기는 학생들이 가정에서 직접 콩나물을 키우고 수확한 콩나물로 가족과 함께 요리해 먹어보며 해당 과정들을 보고서로 작성·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울러 세천초는 NON-GMO 사업 학교로써 학생들이 GMO 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인식 제고 및 올바른 식품 선택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급식과 체험활동을 통해 지속 교육할 계획이다.

신유미 영양교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NON-GMO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긴 것 같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학생들이 NON-GMO식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업학교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10월 31일 세천초 김미향 교장이 학생들에게 NON-GMO 식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의영 기자)

김미향 교장은 “GMO 식품에 대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학생들에게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NON-GMO 사업학교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