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원의 교육夢] 학교 안전망 구축을 최우선으로 하자
권기원 대전도안고등학교 교장
2025-02-25 충청신문
최근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피살되었다는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될 불행한 소식을 접한 이후 학교로 출근하는 하루하루가 걱정으로 가득하다. 교권 침해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 등으로 교권이 약화되며 교직을 떠나는 교원이 증가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던 와중에 우울증으로 휴직했다가 복직한 교사가 아동을 살해했다는 믿기 어려운 소식은 교육계는 물론 온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우울증 등 질환 교원의 복직 및 복무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교육부나 교육청의 발표는 다행스러운 일로 환영할 조치이다. 물론 우울증을 겪는 질환자 모두 살인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초등학생 피살사건은 학교 내에서 교원이 학생의 생명을 앗아갔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요, 무엇보다 소중한 자녀를 학교에 믿고 맡기는 부모들의 처지에서는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큰 사건임이 분명하다. 이제 누구를 믿고, 어디를 믿고 자녀를 맡길 것인지 막막하기 이를 데 없다는 점에서 질환 교원에 대한 엄격하고 철저한 관리야말로 반드시 국가-교육청-학교가 전방위적으로 책임져야 할 최우선의 과제이다.
특히, 우울증으로 휴직한 교원의 경우에는 복직 신청 시에 제출하는 진단서와 의사 소견서를 개인병원이 아닌 교원 신규임용 시처럼 국공립병원장 발행의 진단서와 의사 소견서로 강화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또한, 이번 기회에 학교 간호사나 보건교사의 역할을 강화해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관리를 강화해 나가고, 특히 질환자에 대해서는 월 1회 이상 정기적인 관찰 및 치료 지원과 컨설팅 등 특별관리를 하고, 필요시 외부 병의원과 연계 관리해 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직 간호사나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에 대해서는 차제에 하루바삐 모두 배치하자.
한편, 본교는 지난해 학생회 주도로 학교 앞 버스정류장 위치 이전을 시청 등 관계기관에 건의한 바 있다. 버스정류장 전후 2미터 이내에 본교와 본교 옆 기관의 차량 진출·입구가 위치하여, 버스에서 하차해 등교하는 학생들과 양 기관에 출근하는 차량 간에 잦은 접촉이 발생하는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생들이 학부모와 주민들의 연명부를 첨부하여 건의한 것이다. 특히, 오전 7시 50분부터 8시 10분 사이의 등교 혼잡 시간대에는 정류장에 진입하는 버스들과 학생 등교를 위해 운행하는 봉고 차량과 학부모 자가용도 많아서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학생들의 건의가 빨리 받아들여져 2025학년도 신학년 개시 전인 이번 달 내에 정류장 이전이 이루어지길 꿈꿔본다.
차제에 질환 교원 복무 관리 문제와 함께, 학교 주변 정류장 위치 점검, 등하굣길 안전 팬스 여부 확인 등도 이루어져 학교 안전망 구축에 각 기관이 힘을 모아 보다 안전한 학교생활을 하게 되기를, 나라의 소중한 자원인 유·초·중·고 학생들이 마음 놓고 등·하교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그려본다.
한편, 자살 및 자해 충동을 가진 고위험군 학생의 경우 전문적인 병원 치료 등을 지원하고자 하여도 부모의 동의가 없이는 불가능한 현행 법령상 적시에 치료 지원을 받지 못해 안타깝게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긴급한 치료 지원이 필요한 위기 학생의 경우에 한해서는 보호자 동의가 없더라도 Wee센터장이나 교육장 직권으로 전문병원 치료 지원 등이 가능하도록 법적 보완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로지 제자 사랑의 신념을 갖고 오늘도 명예로이 학교 현장을 지키고 계신 선생님들이 더 이상 교직을 떠나지 않도록, 선생님들이 자긍심을 갖고 교수·학습 지도와 생활지도에 전념하도록 선생님들의 사기를 북돋우어 주는 특단의 조치가 있는 신학년도를 소망해 본다.
특정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정책과 혁신적 방법이 제기되었지만, 선생님이 담당하는 학생 수를 줄여주거나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거나, 수업시수를 축소하는 문제는 등한시했다. 그동안 경시했던 문제를 먼저 해결해 주고, 나아가 학생 지도수당 등 각종 수당도 현실화하는 혁신이 있기를 꿈꿔본다. 사회 각 분야가 안전한 가운데 학생들이 생활하도록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학교 안전망 구축을 최우선으로 하자.
곧 3월, 2025학년도가 시작된다. 신학년도에는 학생과 교원이 안전한 학교에서 저마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아실현과 신체· 정신적 성장을 이루는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이 건강한 가운데 기쁨 가득한 나날이 되기를 꿈꿔본다.